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3> 경제습관 키워 똑똑한 부자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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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경영서적도 읽고, 처세술도 듣게 되며, 돈 관리하는 법도 알게 된다. 시행착오를 통해 좋은 상사가 되는 법, 상사에게 사랑받는 부하 직원이 되는 법도 터득하게 된다. 이러한 지혜를 잘 활용하면 아이들 교육에도 살아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아빠 변신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프리미엄 고영림 기자

# 리더십, 아빠가 책임진다
중학생 자녀를 둔 강모씨는 아이에게 직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자주 들려주곤 한다. 업무상 의견 충돌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아빠가 계획한 프로젝트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성공사례뿐만 아니라 실수·실패담도 전한다. 그 때문일까. 아이가 초등학생 때는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이더니 중학생이 되고나서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타협점을 기가 막히게 찾아냈다. 아이는 현재 학생회장을 맡고 있다.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은 “직장에서의 일화를 아이에게 말해주면 자연스럽게 대화도 늘고, 아이의 리더십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 인내, 아빠를 통해 배운다
아빠는 가장이자 집안의 기둥이다. 아빠가 ‘욱’하고 사표를 쓰면, 그 가정은 위태롭기 짝이 없다. 아빠는 가정의 화목을 위해 억울하고 치사해도 참는다. 아이는 이런 아빠에게서 다른 사람과 의견을 조정하고 타협해야 함을 체득하게 된다.

원광아동상담연구소 이영애 부소장은 “아버지는 예로부터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되는 것, 즉 ‘상징적인 법’의 역할을 맡아 왔다. 아이는 아버지를 통해 자기조절력 및 협상 능력을 배운다. 또 좌절을 극복해야만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 재정상태, 솔직히 얘기하라
중소기업에 다니는 길모씨는 투명경영을 가정에 적용해 성공한 케이스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욕심이 많아 해달라는 게 많았다. 어학연수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공부시켜달라는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은 마음 이 굴뚝 같지만 이미 사교육비로 가계가 휘청거릴 지경이었다.

“모두 저 하기 나름”이라고 타일렀지만 자책감이 들었다. 고민 끝에 딸을 앉혀 놓고 집안의 재정 상태를 솔직히 얘기했다. 아빠가 받는 월급이 얼마이며, 이것저것 떼고 나면 얼마가 남는지 전자계산기를 놓고 조목조목 계산해 보여줬다. 딸아이는 다소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주눅들까봐 걱정했지만 오히려 아이는 “날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쓰는 줄도 모르고…죄송해요. 열심히 할게요”라며 마음을 다잡는 눈치였다고 한다.
 
# 경제교육, 아빠가 가르친다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벌어오는지 아는 아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돈에 대한 개념이 잘못 형성하면 어른이 돼도 무분별한 소비 습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아이에게 용돈 가계부를 쓰게끔 가르친다. 물건 구입 날짜·금액 및 사게 된 사연을 함께 적도록 한다.
위즈아일랜드의 이재환 대표는 “사고 싶은 물건을 살수 있는 것은 누구 덕분일까?” “만약 아빠가 회사에 다니지 않고 돈을 벌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에 대해 아이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바람직한 소비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한번쯤 아빠의 일터를 견학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아빠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고 돈이란 열심히 일한 노력의 대가라는 것을 아이가 느끼게 됩니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세상을 배웁니다. 무엇보다도 부모의 절약, 저축 습관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 합니다.”

도움말=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이재환 (주)위즈아일랜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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