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패배 후 오늘 첫 외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가 칩거 일주일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27일 서울시내 중식당 하림각에서 열리는 캠프 해단식을 겸한 만찬에 참석한다.

회동에는 홍사덕.안병훈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 경선에서 박 전 대표를 도왔던 전국의 관계자 800여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해단식 자체가 거대한 정치행사인 셈이다.

박 전 대표는 20일 전당대회 이후 줄곧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렀다. 박 전 대표는 최병렬(23일).김용환(24일) 전 의원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복 연설'에서 밝혔듯 그가 정권교체를 위해 이 후보를 도울 생각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표에겐 '2002년의 개운찮은 추억'이 있다고 한다.

2002년 2월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에게 당 개혁을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해 미래연합당을 만들었지만 9개월 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요청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복당했다.

선대위 공동의장직을 맡은 그는 발벗고 나서 전국을 돌며 이회창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런데 당시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이회창 캠프에서 박 전 대표를 견제하는 기류가 감지됐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당시 박 전 대표가 온몸을 던져 유세에 나서자 이 후보 측 일각에서 유세 지역을 특정 지역으로 한정하려 했다"며 "지금 박 전 대표의 고민도 어떤 자리를 맡느냐가 아니라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자기 사람들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지에 모아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이회창 캠프 안에서 박 전 대표의 동선을 충청권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의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박근혜 캠프 반성론'을 들고 나온 것은 우리 측이 자신들의 선대위에 들어가는 게 마땅치 않다는 뜻 아니냐"며 "선대위에 자기 몸 하나 달랑 들어간 박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래서 27일 박 전 대표의 말과 행동에 관심이 쏠린다.

이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