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속 예쁜 스튜어디스/진짜일까… 모델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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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시아나 모델/“승무원 쓰면 품위 해친다”/KAL은 진짜/매년 「스마일 퀸」선발 활용
항공사 광고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스튜어디스. 예쁜 여승무원이 상냥하게 웃으며 승객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면은 항공사 광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스튜어디스는 진짜 여승무원일까 아니면 전문모델일까. 이에 대해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국내 양 항공사는 각기 다른 방침을 갖고 있어 흥미롭다.
대한항공은 창립이후 오랫동안 카메라 테스트 등을 거쳐 용모와 분위기에서 동양적 미를 표현할 수 있는 자사 여승무원을 모델로 선발해 광고나 홍보물을 제작해왔다. 그러던중 80년 11월 당시 모델로 활약하던 스튜어디스 이모양이 탑승한 B747 항공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하다 사고가 나 이양을 비롯한 승무원과 승객 등 모두 16명이 사망했다.
이때부터 대한항공은 내부에서는 「모델을 맡은 여승무원이 탑승한 비행기는 사고가 난다」는 징크스가 생겼고 스튜어디스중에서 광고모델을 선발해온 관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후 직업모델을 동원해 여승무원을 대신하던 대한항공 광고에 진짜 스튜어디스가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
89년부터 대한항공은 매년 「스마일 페스티벌」을 개최해 스튜어디스중에서 「스마일 퀸」을 선발하고 있는데 선발된 여승무원을 자사 광고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91년 「스마일 퀸」인 김우영양(24)이 활약중이다.
이에 반해 아시아나항공은 창립이후 모든 광고·홍보물에 전문모델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초대회장이던 황인성 전 총리의 지시에 따른 것.
황 전 회장은 「여승무원을 광고에 쓰면 스튜어디스의 품위를 떨어뜨리게 되고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이에따라 아시아나는 가장 크게 내세우고 있는 「정성」의 이미지에 맞는 직업모델을 선발해 광고에서 스튜어디스 역할을 맡기고 있다.
아시아나는 광고외에 매스컴을 통한 여승무원의 인터뷰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창립 초기 모 신문에 스튜어디스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실리자 『그 여승무원을 만나게 해달라』는 전화가 빗발쳐 크게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윤석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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