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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동화책으로 '감성교육' 시켜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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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9월 9일까지 열리는 ‘어린이 감정디자인’전을 찾은 아이들. [사진=김성룡 기자]

유난히 후텁지근했던 올 여름방학. 부모든 아이든 화가 나서 ‘새빨간 빨간색처럼 소리를 질러본 적’이 있는지. 몰리 뱅의 그림책 『소피가 화나면-정말, 정말 화나면』(케이유니버스)의 주인공 소피는 그렇게 해버린다. 속 시원한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남 앞이라서, 부끄러워서, 싸움이 커질까 봐 꾹 참을 때가 많다.

  요즘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감성교육’이다. 감성교육은 원래 다양한 인간관계, 그 안의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형제도 적고 공부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 요즘 어린이들은 이런 여유로운 경험을 할 기회가 적다. 그나마 방학은 좀 짬이 났는데, 이제 개학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선생님들은 개학 뒤 한두 주가 다툼도 잦고 가장 소란스럽다고 말한다. 방학 동안 튕겨져 나간 아이의 마음을 되잡아 오려면 틀에 박힌 잔소리로는 안 된다. 이럴 때 부모가 아이와 함께 감성교육을 돕는 동화책을 읽으며 문제를 부드럽게 해결해 보면 어떨까. 화가 날 때, 친구에게 서운함을 느낄 때, 갑자기 학교가 싫어질 때 복잡한 내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 보는 것이다.
감성교육에 대한 책을 읽을 때 부모는 이렇게 지도하면 좋다.

 첫째, 철저하게 책 속에 등장하는 어린이의 편이 되어 주자. 아이는 그 모습을 통해 부모가 어떤 순간에도 자기를 지지할 거라는 믿음을 얻는다.

 둘째, 부모 자신의 말썽꾸러기 시절을 털어놓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책 속 주인공처럼 엄마도, 아빠도 서러운 시절이 있었다는 고백에 용기를 얻지 않을 어린이는 없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도록 한다. 주인공의 경험에 빗대어 숨겨 뒀던 자신의 고민을 꺼내놓는 경우가 많다.
 만약 방학이 끝난 걸 아쉬워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나 대신 학교 가 줄래?』(마리 사비나 루소 글·그림, 느림보)를 읽어보길 권한다. 벤자민은 방학이 끝났어도 그냥 집에만 있고 싶다. 친구들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할까 봐 걱정인 데다 새 교과서도 두렵다. 식구들은 이런 벤자민을 어르고 등 떠밀어 겨우 학교에 보낸다. 결국 벤자민은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근사한 가을 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학교에 가면 하지 말라는 것이 많아 속상한 어린이들에게는 『내 마음대로 할 거야!』(마티유 드 로비에 외 지음, 푸른숲)가 도움을 준다. 매사가 못마땅한 가스통에게 어른들은 느긋한 대답을 들려준다. 대답의 키워드는 ‘발상의 전환’이다. “왜 이렇게 하지 말라는 게 많아요”라는 질문에 아빠는 “해도 되는 것들을 생각해 봐.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그 밖에도 누가 나를 때리면 맞고 있어야 하는지, 때린 아이가 내 얘기를 안 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난처한 상황에 대한 재치 있는 답변이 들어 있다.

 수줍음이 많아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아이는 『나랑 친구 할래?』(크리스틴 애덤스 지음, 비룡소)를 읽어 보게 해보자. 요즘 어린이들은 정이 그리워서인지 단짝을 정해 친구를 소유하려 드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둘도 없이 친한 친구가 하나 있다고 해서 다른 친구를 사귀지 말란 법은 없다”고 충고한다. ‘너하고만 놀 거야’라는 고집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돌아보게 될 것이다.

 본격적으로 심리학이나 인성교육을 내건 책도 있다. 『나 좀 내버려 둬!』(박현진 지음, 천둥거인)를 비롯한 ‘어린이를 위한 심리학’ 시리즈는 상당히 체계적이다. 어린이 상담 전문가인 필자가 상황별로 꼼꼼한 도움말을 준다. 이른 사춘기를 맞이하는 어린이가 우울하게 개학을 맞는다면 신나는 격려가 될 수 있다. 『감정』『예의』『대화』(알리키 지음, 미래 M&B) 등 세 권으로 구성된 ‘알리키 인성교육’ 시리즈는 나와 다른 사람이 더불어 행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 지침을 소개한다.

 저녁 밥상을 물릴 무렵,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방학 동안 들뜬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마음의 온도가 선선해지면서 정돈된 새 학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지은<동화작가> aldo211@hanmail.net
사진=김성룡 기자

※어린이들의 감성을 키워 주는 추천도서 100선 목록을 JMnet 홈페이지(www.joins.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서정(중앙대) 교수, 백창화 숲속작은도서관장, 아동문학가 채인선씨가 선정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어린이 감정도서 추천 100선(가나다 순)>
※선정위원-아동문학평론가 김서정 교수(중앙대), 백창화 숲속작은도서관장, 아동문학가 채인선씨

-가시내(김장성, 사계절)
- 강물이 흘러가도록(제인 욜런, 시공주니어)
- 강아지도 하늘을 날 수 있어요(안미란, 주니어 김영사)
- 강아지똥(권정생, 길벗어린이)
- 거꾸로 박쥐(진 윌리스, 국민서관)
- 건축가 로베르토(니나 레이든, 주니어 파랑새)
- 검은새(이수지, 천둥거인)
- 고양이(현덕, 길벗어린이)
- 괴물들이 사는 나라(모리스 샌닥, 시공주니어)
- 기러기(볼리뱅, 마루벌)
- 기쁨아, 어서 와(채인선, 아지북스)
- 까마귀의 소원(하이디 홀더, 마루벌)
- 꿈꾸는 윌리(핸서니 브라운, 웅진 주니어)
- 꿈을 먹는 요정(미하엘 엔데, 시공주니어)
- 나랑 같이 놀자(매리 홀 엣츠, 시공주니어)
- 나랑 좀 달라도 괜찮아(캐서린 케이브, 주니어 김영사)
- 나무는 좋다(재니스 메이 우드리, 시공주니어)
- 나이팅 게일(김서정, 웅진 주니어)
- 난 무섭지 않아(미셀 게, 웅진 주니어)
- 난 학교 가기 싫어(로렌 차일드, 국민서관)
- 남쪽의 초원 순난앵(아스트디드 린드그렌, 마루벌)
- 내 귀는 짝짝이(히도 반 헤네흐텐, 웅진 주니어)
- 내 다리는 휠체어(프란츠 오제프 후아이니크, 주니어 김영사)
- 내가 형이랑 닮았다고?(정진이, 사계절)
- 노란 풍선(사카이고마코, 웅진 주니어)
- 노래하기 좋아하는 할아버지(존 윈치, 주니어파랑새)
- 눈싸움하는 천사(이탈리아동화, 일과놀이)
- 눈을 감아봐(케이트 뱅크스, 아이세움)
- 동강의 아이들(김재홍, 길벗어린이)
- 두려움아, 저리가(채인선, 아지북스)
- 딸은 좋다(채인선, 한울림어린이)
- 맑은 날(김용택, 사계절)
-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박연철, 시공주니어)
- 매를 파는 가게(벨기에 동화, 일과놀이)
-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미야니시 타츠야, 시공주니어)
- 메아리(이주홍, 길벗어린이)
- 바니가 우리에게 해준 열 가지 좋은 일(주디스 바이올스트, 주니어파랑새)
- 바람이 불 때에(레이먼드 브릭스, 시공주니어)
- 바위나리와 아기 별(마해송, 길벗 어린이)
- 밤은 무섭지 않아!(요세프 슈넬레, 주니어김영사)
- 밤을 켜는 아이(에리 브레드베리, 국민서관)
- 밥 안 먹는 색시(김효숙, 천둥거인)
- 백구(김민기, 사계절)
- 베어(존 쇤헤르, 시공주니어)
- 비가 오면(신혜은, 사계절)
- 비 오는 날의 소풍(가브리엘 벵상, 시공주니어)
- 빨간 나무(숀탠, 풀빛)
- 사라, 버스를 타다(윌리엄 밀러, 사계절)
- 사이 좋게 놀아요(이기섭, 상출판사)
- 새벽(유리 슐레비츠, 시공주니어)
- 생각만해도 깜짝벌레는 정말 잘 놀라(권윤덕, 재미마주)
- 생쥐가 지은 아침밥(일본동화, 일과놀이)
-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채인선, 재미마주)
- 수호의 하얀 말(오츠카 유우조, 한림출판사)
- 순이와 어린 동생(쓰쓰이 요리코, 한림출판사)
- 슬픔아, 안녕?(채인선, 아지북스)
- 시메옹을 찾아주세요(가브리엘 벵상, 시공주니어)
- 심심한 오소리(이상교, 사계절)
- 아름다운 가치사전(채인선, 한울림어린이)
- 아빠는 지금 하인리히 거리에 산다(네레 마어, 아이세움)
- 아빠하고 나하고(유문조, 천둥거인)
- 안데르센 동화집(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주니어파랑새)
- 안아 주세요(이기섭, 상출판사)
- 암소 로자의 살빼기 작전(크리스텔 데무아노, 사계절)
-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앤서니 브라운, 웅진주니어)
- 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토니 모리슨, 주니어김영사
- 어진이의 농장 일기(신혜원, 창비)
- 엄마의 생일선물(뉴질랜드 동화, 일과놀이)
- 엄마의 의자(베라 B.윌리엄스, 시공주니어)
- 에리카 이야기(루스 반더 제, 마루벌)
- 왕 짜증 나는 날(아미 크루즈 로젠달, 주니어김영사)
- 외딴 마을 외딴 집에(이상교, 아이세움)
- 외로움아, 같이 놀자(채인선, 아지북스)
- 용감한 아이린(윌리엄 스타이그, 웅진 주니어)
- 용기가 필요해(뮈데 프린츠 모엔슨, 국민서관)
- 용기를 내. 무지개 물고기(마르쿠스 피스터, 시공주니어)
- 우리 아기 웃으니까 정말 예쁘네(샘 맥브래트니, 주니어김영사)
- 우리 친구하자(쓰쓰이 요리코, 한림출판사)
- 우리는 별곰 가족이에요(이기섭, 상출판사)
- 우리는 할 수 있어요!(샘 맥브래트니, 주니어김영사)
- 이슬이의 첫 심부름(쓰쓰이 요리코, 한림출판사)
- 작은 기차(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웅진 주니어)
- 잘 가 토끼야.(이상권, 창작과 비평사)
- 잘 가, 나의 비밀친구(그웬스트라우스, 웅진 주니어)
- 장난꾸러기 마술 풍선(오스트레일리아동화, 일과놀이)
- 정말 정말 한심한 괴물, 레오나르도(모 윌렘스, 웅진 주니어)
- 준치가시(백석, 창비)
- 친구랑 싸웠어(시바타 아이코, 시공주니어)
- 침대 밑에 괴물이 있어요!(안젤리카 글리츠, 웅진 주니어)
- 토끼 탈출(이호백, 재미마주)
- 토끼의 결혼식(가스 윌리엄즈, 시공주니어)
- 폭풍우 치는 밤에(기무라 유이치, 아이세움)
- 하늘 나라의 장난꾸러기들(브라질동화, 일과놀이)
- 한별이를 찾아주세요(호박별, 시공주니어)
- 행복한 지게(윤수천, 문공사)
- 행복한 청소부(모니카 페트, 풀빛)
- 혼자 있고 싶었지만(데이브 커틀러, 국민서관)
- 혼자서도 잘해요(이기섭, 상출판사)
- 화야, 그만 화풀어(채인선, 아지북스)
- 휘파람을 불어요(에즈라 잭 키츠, 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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