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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중 패밀리’가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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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에 ‘코폴라 패밀리’(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소피아 코폴라 등 부녀 감독 가족)가 있다면 한국에는 ‘하명중 패밀리’가 있다. 하명중(55·사진(左)) 감독이 16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에 감독의 두 아들이 참여해, 3부자 영화인 가족의 저력을 과시했다. 각각 배우와 프로듀서로 참여한 장남 하상원(34·(中)), 차남 하준원(28·(右))씨가 그들이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최인호의 자전적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하 감독은 연출 외에 주인공 최인호의 노년 역으로 출연했다. 여기서 젊은 날의 최인호를 연기하는 배우가 장남 상원씨. 현재 iHQ 영화사업본부 기획팀장이자 경희대 연극영화과 겸임교수로 있는 상원씨는 촬영을 위해 영화사에 6개월 휴직계를 내는 열의를 보였다. 한때 연극배우로도 활동했으며, 미국 USC(남가주대)에서 영화연출로 예술석사(MFA)를 받았다.

프로듀서로 영화 전체의 살림살이를 맡은 준원씨는 ‘괴물’에 공동 시나리오 작가로 참가한 경력이 있다. 현재 감독 데뷔를 준비 중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작품 ‘원 파인 데이(One Fine Day)’로 칠레국제단편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기대주다.

‘하명중 패밀리’의 가장 큰 버팀목은 하명중 감독의 형인 고 하길종 감독. ‘대부’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과 함께 미국 UCLA에서 수학했고, 38세로 요절하기까지 ‘바보들의 행진’ 등 7편을 통해 1970년대 한국 청년문화의 전위가 됐던 감독이다. 하길종 감독의 데뷔작 ‘화분’은 당시 인기 배우이던 동생(하명중)이 집을 팔아 제작비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하명중 감독에게 연출 데뷔를 권한 것도 형 하길종 감독. 하명중 감독은 ‘땡볕’(1984)으로 베를린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노년의 소설가가 철거 직전의 옛 집에서 어머니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탤런트 한혜숙이 어머니 역을 맡아, 19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한다. HMJ(하명중 영화사) 창립 20주년 기념작이다. 9월 13일 개봉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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