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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학 25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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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뉴스위크의 이색 평가 “이 학교는 이래서 최고”

신발이나 자동차, 웹사이트, 그리고 파파라치가 찾아다니는 스타들처럼 대학의 인기도 기복이 있다. 사실 대학들이 특정 해에 더 많이 언급되느냐, 더 적게 언급되느냐는 대학 본래의 질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공대의 한 과가 막강한 대형 주립대학이든, 아니면 유명 시인들을 배출한 영문과가 있는 조그만 사립대학이든 간에 그런 자산을 오래도록 유지한다.

설령 그런 대학들이 교육 관련 회의에서 항상 화젯거리가 되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인기의 급락이 이처럼 덧없기는 해도 그 나름의 이점이 있다. 우수 대학의 안내책자에 참고사항으로만 기재된 자그만 특징도 세태가 변하면 뜨거운 관심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 대선이 내년 말로 다가오면서 정치학에 역점을 두는 대학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다.

표준화된 시험에 대한 불만이 늘면서 대학수학능력을 측정하는 SAT나 ACT 점수를 요구하지 않기로 한 대학에 대한 관심도 늘 듯하다. 뉴스위크가 미국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학을 정리한 새 리스트는 그런 점에서 주관적이고 일시적이지만 참고할 가치는 있다.

주관적이란 말은 이 리스트가 공식적 순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올봄 ‘애너폴리스 그룹’이란 이름의 인문대학 연합은 놀라운 성명을 발표했다. 일부 회원 대학이, 각종 수치를 근거로 매년 대학 순위를 매기는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의 연례 조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여러 가지 통계에 기초해 대학 순위를 매기는 방식의 유용성을 둘러싼 오랜 논란에 따른 반발이다. 비판자들은 그 같은 수치가 한 대학의 진면목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치를 이용한 순위 대신 뉴스위크는 요즘 가장 흥미로운 대학들을 한눈에 다채롭게 보여주는 목록을 만들었다.

그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입학 사정관, 교육 컨설턴트, 학생, 학부모, 단과대학과 종합대학 지도자들의 조언을 구했다. 특히 최근 대입 지원자들의 동향을 가장 잘 파악하는 고등학교의 대입 상담자들의 견해를 가장 많이 참조했다.

이들 대학 중 일부는 규모가 크고, 일부는 작다. 더러는 1년치 등록금이 4만 달러에 이르고, 더러는 그 돈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일부는 유명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한 입시 전문가가 알려주기 전까진 우리나 우리가 조언을 구한 여러 전문가도 있는지 몰랐던 대학도 있다.

여기 소개된 대학들은 젊은이의 삶을 더욱 향상시킬 강력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현재 인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원자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대학을 선택하는 좋은 판단기준이 될지 모른다.

스포츠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대학
플로리다대(플로리다주 게인즈빌)
미 대학농구(NCAA)에서 2년 연속 우승하고 대학 미식축구 우승컵까지 안은 실력은 분명히 매력이다. 지난 2년간 지원자가 15% 증가해 전국 평균치의 거의 2배에 이른다. 그러나 고등학교의 대입 상담자들은 이 대학이 3만5000명의 학부생에게 스포츠바를 찾을 구실 이상의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대학은 국제적으로 통하는 대학입학 자격제도인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를 통해 뽑는 학생 수가 다른 어떤 대학보다 많다. 입학생의 고교 평균 내신점수(GPA)는 3.99점이다. 메릴랜드주에서 온 1학년생 로빈 프라이웨스는 자기 대학이 스포츠에 강하다는 사실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훌륭한 대학정신뿐이라고 말했다. 그보다는 “학술적 평판, 학생 참여도, 멋진 날씨, 그리고 다정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딸이 대체로 좋은 날씨 때문에 그 대학을 택했으리라 믿는다.

SAT나 ACT가 필요 없어 인기 있는 대학
베이츠 칼리지(메인주 루이스턴)
많은 대학은 성적이 월등한 학생들에게만 SAT나 ACT 점수 제출을 선택에 맡긴다. 그러나 베이츠 대학에선 SAT나 ACT 점수를 아예 요구하지 않아 지원자의 절반이 제출하지 않는다. 메인주 중부에 위치한 학생 수 1700명의 이 인문대학은 각종 대학 순위에서 상위에 올랐다. 메인주 올드 오처드 비치에서 고교 시절 최우수 학생이었던 알렉스 초우 같은 학생들은 SAT나 ACT 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이 대학의 방침에 만족한다. “우리 고교에선 SAT 대비 교육을 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초우는 지원 당시 자신이 얻은 1220점이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입학 허가가 났고 올봄엔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입학한 학생들은 특히 가르치는 능력에 기초해 교수를 채용하는 방식, 학생클럽의 배타적 분위기가 별로 없는 환경, 그리고 국제적인 환경(재학생의 70%가 외국인)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과학과 공학으로 가장 인기 있는 대학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칼텍 재학생들은 스스로를 강력한 ‘도구’를 지닌 공부벌레로 여긴다. 주말 해변에서 한 학생이 얼굴에 모래를 맞으면 곧 보복으로 구조요원실 지붕 위에서 그 사람의 차에 시동을 걸어둔 채 해체한 뒤 재조립해 버린다. 학부생은 900명에 불과해도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합격률 17%). 지구온난화,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 남성 탈모 등 많은 문제가 과학자들에게 자금만 충분히 지원하면 해결된다고 여기는 시대에 운 좋은 학생들은 부와 명성을 동시에 거머쥔다. 아직도 여성이 명백한 소수(30%)인 미국의 마지막 대학 중 한 곳인 이곳에서도 일단 생활에 익숙해지면 여학생도 재미를 느낀다고 말한다. 전교생은 종종 기숙사 안에서 자동차를 재조립하는 ‘디치 데이’를 학수고대한다. 물론 시동은 계속 걸어둔 채.

지명도 낮지만 가장 인기 있는 인문대학
루이지애나 센티너리 칼리지(루이지애나주 슈레브포트)
휴스턴에 있는 메모리얼 고교의 대입 상담자 웬디 앤드린은 이 대학을 방문했을 당시 재학생 수가 1000명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이 재직하는 고등학교의 절반 수준이었다. 학교가 너무 작고 지명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그 후 생각이 바뀌었다. “다양한 학위선택이 가능한, 감춰진 보물이자 강변에 위치한 번화가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고, 할리우드가 최근 발견한 영화 촬영지 중 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이 대학은 미국에서 가장 작은 대학이면서도 대학 스포츠계의 강자이기도 하다. 학생이 자신의 전공을 스스로 개척하는 학문적 혁신과 인기 스포츠(미식축구 제외)가 결합된 드문 대학이다. 공연 예술, 지질학 등 여러 분야에서도 확고한 명성을 쌓았다.

지원자를 떨어뜨리기로 가장 유명한 대학
하버드대(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사실 접전이었다. 하버드대는 2008학년도 지원자의 91.03%를 떨어뜨렸다. 또다시 ‘입학이 가장 까다로운 대학’의 타이틀을 거머쥘 듯했다. 그러나 컬럼비아대의 단과대학 중 하나인 컬럼비아 칼리지가 지원자의 91.05%를 떨어뜨렸다. 컬럼비아대 교내 신문은 스스로 승자임을 선언했다. 그러나 컬럼비아대에 합격한 학생 중 일부는 공학응용과학대학이나 인문대학에 다니게 되기 때문에 실제 거부율은 89.6%다. 그렇다고 불합격 통지서를 보낸 사정관들의 마음이 편하진 않다. 심사가 너무도 까다로운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사정 과정이 지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우울한 절차임을 인정한다. 실망을 안겨주기로 유명한 하버드대의 입학 사정관실은 특히 부담감을 느낀다. 하버드대의 고위 입학사정관들은 최근 교내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서 (프린스턴대, 버지니아대와 함께) 조기 입학 제도를 없앤다면 지원학교를 고를 때 보다 천천히 생각하게 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그렇게 하면 학생 입장에서도 가을 정시모집 때 압박감이 줄어들지 모른다. 그래도 여전히 지원자 10명 중 9명에게 낙방 통보가 날아들 공산이 크다.

선거 앞두고 가장 인기 있는 대학
클레어먼트 매키나 칼리지(CMC,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먼트)
이 대학의 재학생 5명 중 2명은 정부학이나 국제관계학을 전공한다. 나머지도 대부분 이 대학의 최대 관심사인 정치 이야기를 한다. 미국에서 이처럼 이념적으로 균형 잡힌 교수진과 학생단체가 있는 곳은 드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안토닌 스칼리아 전 대법관 같은 유명 연사들이 올봄 이 대학을 방문했지만 야유를 당하지 않았다. 5개 클레어먼트 칼리지 중 하나인 CMC는 2008년 대선에 관한 예상으로 분주하다. 정치 팬으로 최근 이 대학을 졸업하고 ‘팬터시 콩그레스’라는 웹사이트를 구축한 앤드루 리는 주말엔 차를 몰고 친구들과 함께 해변으로 가는 대신 뜨거운 접전이 벌어지는 주로 달려가 선호하는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곤 했다고 밝혔다.

등록금이 없어 유명한 대학
과학·예술 발전을 지향하는 쿠퍼 유니언(뉴욕주 뉴욕시)
맨해튼의 이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재학생 1000명의 이 대학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선발 기준이 까다로운 곳 중 하나다. 백만장자의 자녀도 등록금은 무료지만 학생 모두가 피와 땀으로 보답해야 한다. 매우 힘든 수업과 엄격한 학사관리 때문이다. 학과는 건축·미술·공학 3개뿐이다. 이 때문에 컴퓨터 엔지니어와 추상화가의 이례적인 융합이 가능하다. 특히 건축학과 학생들은 9층짜리 신축 연구용 건물에 큰 매력을 느낀다. 열병합발전소, 천장 발열 난방체계, 냉방 패널, 광전지를 갖춘 뉴욕 최초의 친환경 건물이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가 유니버시티’
UCLA(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규모 가톨릭 고교를 다닌 조 이니궤즈는 학생 수가 3만7000명인 이 대학 캠퍼스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뭔가 더 큰 곳을 경험하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 물론 일부 학생은 이 대학이 너무 위압적이라고 느끼지만 그런 만큼 기회도 무궁무진하고 재학생들도 워낙 똑똑해(신입생의 고교 내신성적 평균은 4.3) 대부분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는다. 120개 학과가 있으며 학부생 수백 명이 교수와 함께 중요한 연구를 수행한다.

가장 인기 있는 가톨릭 대학
포덤대(뉴욕주 뉴욕시)
아만다 피시나는 ‘인텔 과학 영재 발굴 시험’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한 300명밖에 안 되는 수재 중 한 명이다. 그 정도 실력이라면 분명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했을 법도 하다. 그러나 포덤을 택한 이유가 뭘까? 가톨릭 신자인 그녀는 이 대학의 높은 학문적 수준뿐만 아니라 “재학생을 강한 도덕관과 가치관, 윤리적 행동규범을 지닌 사람으로 만든다”는 학교 방침에 감명을 받았다. 학부생이 7700명이지만 한 클래스의 학생 수는 대체로 적다. 피시나가 입학한 해엔 학급당 25명을 넘지 않았다.

워싱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
조지타운대(워싱턴 DC)
미국의 역사와 문화에서 워싱턴이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매년 1만6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조지타운으로 몰리지만 합격률은 20%에 불과하다. 로드아일랜드주 출신으로 최근 이 대학을 졸업한 얼래나 클로 에스포지토는 “인턴십 프로그램과 캠퍼스 밖에서 경험하는 흥미로운 사회생활”과 미국 지도자들과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의 급우 제시카 쿤츠는 “JT 3세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조지타운대 농구팀(호야)의 전국대회 우승을 이끈 명감독 존 톰슨 2세의 아들 존 톰슨 3세가 이끄는 농구팀에 이끌렸다는 뜻이다. 학부생이 6300명인 조지타운은 국제분야 연구의 선두주자다. 카타르에 새로 지은 캠퍼스와 이 대학 출신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교수진에 포함돼 명성을 한층 더 높인다.

메디컬 스쿨 준비생들에게 인기 있는 대학
존스 홉킨스대(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세계적인 수준의 실험실과 컴퓨터 시설은 특히 해부학과 생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매력이 있었다. 그러나 덴버에서 교육 컨설턴트로 일하는 스티븐 앤토노프는 이 대학이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사교 활동도 인기를 끌고, 인문학·음악·공공정책·국제문제 연구가 활발하다”고 빌 콘리는 말했다. 이 대학에서 등록 및 학사문제 책임자로 일하는 그는 이 대학의 학문적 강점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볼티모어 중심부에 위치한 아름다운 캠퍼스 덕분에 2002년 이후 정시 모집은 지원자가 66%, 조기 모집은 94% 늘었다고 밝혔다.

가장 인기 있는 소규모 주립 대학
뉴욕 주립대(SUNY, 뉴욕주 뉴팔츠)
앨리시아 메히야스는 SUNY가 가족이 사는 브루클린에서 불과 90분 거리에 있는 데다 학비도 많이 들지 않고 최근 인기를 끄는 ‘스테핑 댄스 팀’(몸동작을 이용해 메시지를 표현하는 예술)이 있다는 이유로 이 대학을 택했다. 걱정이라면 6400명이 다니는 이 대학에서 소수인 중남미계 학생에 속한다는 점뿐이었다. 그런 걱정은 ‘잼 아시아’ ‘카리배시’ ‘라티노 위크’ 등 다양한 인종적 축제를 경험하면서 사라졌다. 그녀는 “우리 가족 중 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내가 최초였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이곳이야말로 “누구든 성장이 가능한” 대학이란 결론을 내렸다. 그녀처럼 가족 중 자신이 최초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대학 측은 최근 실내 트랙을 갖춘 약 1만7000㎡의 운동·복지센터를 개장했다.

인문학으로 가장 인기 있는 대학
프린스턴대(뉴저지주 프린스턴)
맥스 스톨러가 2004년 프린스턴대를 택한 이유는 자신의 미래 직업과 예술적 욕구에 부응했기 때문이다. 과학 연구직을 갖고 싶은 그에게 생물학 강좌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연극과 무용을 부전공으로 삼아 예술적인 관심도 추구했다. 급우 중 다수는 그처럼 직업과 지적 욕구를 모두 고려하는 학생들이다. 2학년생인 새라 다자니는 “노벨상 수상자의 강연이나 프랑스 극단의 공연 일정을 알리는 팸플릿이 가득 붙은 교내 가로등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근래 대학 측은 가정 형편이 넉넉한 학생들에게만 그런 기회가 돌아가지 않게 하는 데 역점을 둔다. 이 대학은 최근 학자금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학생들에게 대출이 아닌 보조금을 제공하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가 됐다. 신입생의 54%가 건당 평균 3만10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가족 중 최초로 대학생이 되는 학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대학
퀸스 칼리지(뉴욕시립대, 뉴욕시 퀸스)
재학생 가족들이 갈수록 부유해지지만 아직도 부모가 대학을 다닌 적이 없는 학생(전교생의 38%)이 즐겨 찾는 대학이다. 최근 가장 유명해진 졸업생(가상)은 ABC 방송의 인기 시트콤 ‘어글리 베티’에 나오는 동명의 주인공(베티 수아레즈 분)이다. 이 대학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여러 세대의 변호사, 의사, 기타 전문직들이다. 모두 아이비리그에 갈 여유는 없었지만 이 대학을 다니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4000달러의 등록금은 여전히 싸다. 맨해튼의 대규모 캠퍼스들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약 30만㎡의 잔디와 나무가 늘어선 광장이 대학 중앙에 위치해 있다.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학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대학
세인트 메리 칼리지(메릴랜드주 세인트 메리)
메릴랜드주 남부 해안에 위치한 이 주립대학은 엄청난 등록금 부담 없이도 소규모 인문대학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면학 분위기가 남다르고 자연과의 관계도 깊다. 학부생 1900명은 세인트 메리 강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한다. “요트타기, 수영, 낚시, 해변의 모닥불, 카약, 게잡이, 북극곰 수영, 윈드서핑, 생물학 수업 때 이용하는 예인망,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해조류 등의 무대인 이곳에서의 생활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린다”고 2학년생 셰인 홀은 말했다. 요트 팀은 올해 전국 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고, 5월 1일 봄축제는 변함없이 시끌벅적하다. 홀은 “벌건 대낮에 옷을 모두 벗어 던지고, 발가벗은 몸에 현란한 무늬와 색칠을 하고 수백 명의 인파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행사를 누가 싫어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가장 인기 있는 여자 대학
스미스 칼리지(매사추세츠주 노스햄턴)
재학생이 2800명인 이 대학은 미국 최대 여자 대학으로 공학 교육을 최초로 도입했다. 인근의 마운트 홀리요크, 앰허스트, 햄프셔, 유 매스 앰허스트 대학 등과 컨소시엄을 형성한 5개 대학 중 하나다. 특히 학생들이 13~80명 단위로 생활하는 농가처럼 생긴 집은 워낙 인기가 높아 처음엔 남녀공학을 선호한 학생도 일단 캠퍼스를 구경하면 종종 마음이 바뀐다. 당초 남녀공학 대학으로 진학할 생각이었던 케이티 그린은 “이 대학을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며 “똑똑하고 성취동기가 강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어린 여성들과 언제 함께 생활해 보겠느냐”고 반문했다.

교육개혁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
텍사스대(텍사스주 오스틴)
텍사스주의 대표적 주립대학으로 교육개혁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다. 크리스 도허티 같은 이 대학 학자들은 고교에서 대학 학점을 미리 따는 AP제도가 대학에서 학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기념비적 연구를 실시했다. 이 대학의 수학자 우리 트라이스먼은 소수계 자녀의 교육 수준을 높이는 일을 주도했다. UTeach라는 프로그램은 과학과 수학 전공자들에게 1학년 때부터 수업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교사직을 걷도록 한다. 케이티 웨버는 “담임 교사로부터 받은 멘토링이 정말 소중했다”고 말했다. 2004년 UTeach 프로그램을 수료한 그녀는 현재 7학년생에게 과학을 가르친다. 대학 캠퍼스에서 미국의 교육 수준을 높이려는 프로그램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올해 졸업생 중 도심의 빈민지역이나 농촌으로 달려가는 사람 수가 불과 1년 만에 24명에서 62명으로 늘었다.

가장 인기 있는 대규모 주립대학
위스콘신 주립대(위스콘신주 매디슨)
위스콘신주 출신의 로라 설리번은 이 대학의 스포츠 팀을 응원하면서 자랐다. 그러나 처음엔 재학생 수가 4만1000명이나 되고, 학부 전공만 해도 140개, 학생단체만도 700개에 이르는 이 대학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면 어쩌나 했다. 그래서 고교 때 독일어반의 일원으로 이 대학을 방문했을 때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지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나무가 우거진 400여만㎡의 캠퍼스는 자신이 꿈에 그리던 대학으로 느껴졌다. 그러면서 대학의 엄청난 규모가 실제로 “무궁무진한 기회”를 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생들의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오랜 전통들이다. 예컨대 한 신문의 지적처럼 대학 근처의 피크닉 포인트는 “북미에서 가장 키스를 자주 하는 항구”였으니까 말이다.

국제학으로 가장 인기 있는 대학
리치먼드 대학(버지니아주 리치먼드)
2007년 졸업생 중 70%가 옥스퍼드, 에든버러, 프라하, 밀란, 부에노스아이레스, 홍콩, 방콕, 기타 외국 대학에서 공부했다. 학생 수 3000명의 이 대학은 50개를 넘는 세계 대학과 학생교류 협정을 맺고 있으며 해외에서 공부하는 비용이 교내에서 공부할 때보다 더 들지 않게 배려한다. 특히 경영·과학·리더십 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막강한 교수진이 확보돼 있는데도 재학생 전원이 해외 경험을 하도록 장려한다.

경영학으로 가장 인기 있는 대학
뱁슨 칼리지(매사추세츠주 뱁슨 파크)
바이올린 연주자라면 줄리아드 음대, 물리학자라면 칼텍을 선택한 이유가 뭔지 알 듯이 뱁슨 칼리지를 다니는 1700명의 학생은 왜 자신이 이 조그만 대학을 선택했는지 안다.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기 때문이다. 창업 노하우를 이 대학만큼 잘 가르치는 대학도 없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란 제이슨 루벤은 이미 초등학교 4학년쯤 교내 금요일 바비큐 파티에서 자신이 개발한 케첩을 팔았다. 고교 때는 웹 설계 회사를 차렸다. 캠퍼스를 미리 둘러보았을 당시 한 강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노트북을 꺼내 경영에 필요한 자료를 찾는 모습을 보는 순간 바로 이 곳이란 직감이 들었다.

아이비리그 중 가장 인기 있는 대학
코넬대(뉴욕주 이타카)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과 달리 연방정부로부터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이 대학은 학문적 논쟁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강조한다. 세계적 수준의 공과대학과 최고 수준의 인문학·과학·미술대학을 자랑한다. 호텔학부는 세계 최고로 꼽힌다. 캠퍼스의 다양성을 자부하는 학생들은 데이비드 스코턴 총장을 가리킨다. 심장학자이자 재즈 음악가이며 컴퓨터 과학자인 그는 가족 중 최초로 대학 교육을 받았다.

가장 인기 있는 남자 대학
모렌하우스 칼리지(조지아주 애틀랜타)
마틴 루터 킹 목사, 새뮤얼 L 잭슨, 스파이크 리 등 흑인 지도자를 배출한 대학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대표적인 남자 대학으로도 유명하다. 재학생 수가 3000명인 이곳은 남학생만 다니는 미국 최대의 사립 인문대학이다. 최근 졸업생인 마커스 에드워즈는 이 대학을 “흑인을 위한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불렀다. 골드먼 삭스는 최근 리더십을 가르치는 교수 채용에 2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레이 찰스 공연예술센터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다시 떠오르는 대학으로 최고 인기
튤레인대(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학생들은 캠퍼스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야망을 가진 고교생에게 오랫동안 인기가 있다 보니 실력 있는 어린 학생들이 대거 몰려든다. 대학 행정 당국도 놀랄 정도다. 2008년도 입학 시즌엔 거의 1400명이 지원해 전년도보다 56%나 늘었다. 대학 당국조차 지원자가 그 정도로 늘려면 3년은 걸린다고 생각했다.

테러와의 전쟁에 가장 앞장서는 대학
뉴멕시코 광업기술대(뉴멕시코주 소코로)
앨버커키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거리의 양호한 사막 지역에 위치한 이 대학은 입학에 요구되는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과감히 줄였다. 그리곤 연방정부의 풍부한 자금지원으로 테러와의 전쟁에 필요한 주요 연구기관 중 하나로 조용히 성장했다. 새로운 시대의 로스 앨러모스 연구소 같은 느낌도든다. 다만 현재는 원자폭탄을 만드는 대신 수상한가방을 검사하고 급조폭발물을 못 쓰도록 하는 데치중한다. 빨간 타일 지붕을 한 멋진 역사적 건물과 울창한 18홀 골프장을 자랑한다.

가장 인기 있는 음악 학교
이스트먼 음대(뉴욕주 로체스터)
이곳은 악기 연주자의 천국이지만 학생들은 로체스터 대학교에서도 공부한다(이스트먼은 로체스터대의 일부다). 학업을 희생하지 않고 음악가가 되려는 학생들에겐 제격인 학교다. 콜로라도주 출신의 에린 맥펙도 그런 이유로 이 학교를 선택했다. 그녀는 현재 음악학 교수가 되려고 노력 중이지만 로체스터 대학에선 물리학 조교로 일할 뿐 아니라 이스트먼 음악 지도자 연구소에서도 일한다. 올해 지원자 수는 전국 평균치를 넘어 10%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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