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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세계축구다>12.선수는 많고 대표는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24개 월드컵본선 참가국이 2월들어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처럼 일찌감치 합숙에 들어간 나라도 있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국내리그를 계속하면서 한달에 한번정도 평가전을치르고 있다.
지난1월 포르투갈과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긴 스페인은 2주전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도 1-1로 비겼다.클레멘테 스페인감독은 골키퍼 추버차레타앞에 한명의 리베로와 두명의 맨투맨을 세우고 세명의 수비형 링커가 수비를 도우며 세명의 공 격형 링커가단한명 뿐인 공격수를 돕는 1-2-3-3-1의 독특한 포메이션을 쓰고 있다.
이것은 이번에도 같다.그러나 여기에 투입될 선수들은 아직도 미지수여서 지난 평가전때도 16명의 선수를 기용한데 이어 이번에도 15명을 기용,테스트하고 있다.두 경기에 기용된 총 31명중 9명만 중복되었을뿐 나머지 22명은 모두 시 험을 보는 입장이다.
이날 경기때 테네리퍼팀의 수비수인 차노는 경기 몇시간전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대표선수로서 처음 갖게되는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 90분을 모두 뛰었다.
대표팀의 자리싸움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알수 있다.
클레멘테감독은 40명의 후보선수를 골라놓은 상태다.
여기에는 부트라게뇨나 미첼같은 스페인의 간판스타들이 포함되어있지만 그들의 월드컵 출전은 불투명하다.스페인은 지역예선에서 이들을 기용하지 않고도 본선에 오른데다 클레멘테감독이 무차별로선수들을 바꾸기 때문이다.
독일의 베티 포크츠대표팀 감독은『선수구성이 도무지 오리무중』이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6월21일 우리와의 경기때는 또 다른 팀이 나올 것같다』고 난감해 했다.
스페인과 독일은 3월23일 똑같이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스페인은 크로아티아,독일은 이탈리아와 경기를 갖는다.
이에 앞서 독일의 포크츠감독은 지난 22일 대표선수 전원을 사브뤼겐의 대학병원으로 보냈다.치밀한 스타일의 그답게 대표팀의주치의인 킨더만박사에게 컨디션 체크를 받게했다.
컨디션에 이상이 있는 선수는 의사가 짜주는 프로그램대로 훈련을 해서 오는 5월19일부터 시작되는 합숙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대표팀이 리그에 전혀 지장을 줄수없는 현실에서 선수들을 마음대로 모아 관리할 수 없 는 포크츠감독의 비상수단인 것이다.
『뛰고싶어하는 선수는 많은데 쓸 선수는 없고,공격은 누굴 기용해도 그게 그거』라는게 포크츠감독의 걱정이다.
지난 평가전때 수비수들이 모조리 부상으로 빠져버린 한국 대표팀의 형편도 전혀 나을게 없어 보이지만 사실 24개팀 감독중 걱정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월드컵은 오늘이 아닌 6월에 열린다.남은 세달을 누가 얼마나잘 활용하느냐가 목표달성의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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