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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백일장> 초대시조.미시령 고개를싱싱 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은 쓸쓸하고나.
스모그 잔뜩 낀 서울을 빠져나와,낙동강 강물에서 발암물질까지검출되었다는 뉴스를 들으며,눈 덮인 대관령 고개를 넘어넘어,속초에서 싱싱한 회(膾)한 접시로 힘을 얻어,생선처럼 팔딱팔딱 솟구치는 힘을 얻어,싱싱 달려 구불구불 굽이길을 싱싱 달려,눈터널을 뚫고 뚫어 돌아돌아 돌아가다,미시령 고개 싱싱 달려 눈나라에 도착했어라.눈언덕길 오르다가 헛바퀴도는 차에서 내려 끙끙 힘쓰며 밀어도 신나는구나.먼지 낀 손 눈속에 씻어도 춥지 않구나.눈 뭉쳐 던지다가 맞아도 신나는구나.싱싱 달리다가 눈밭에 뒹굴어도 신나는구나.어둬지는 춘천 향해 눈길을 싱싱 달려!스모그 자욱한 서울,싱싱 달릴날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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