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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열전>3.李洛善 상공부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李洛善장관 하면 초대 국세청장으로 우리나라 조세행정의 기반을확립한 인물이고 또 한국의 수출 기반을 본궤도에 올려놓는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상공장관이었다고 생각된다.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절실히 필요했던 재정수입을 목표대로 징수하는 역할을 하면서 그는 추진력과 청렴성을 인정받았다. 비판도 있을 수 있으나 개발연대인 70년대에 있어 그는수출의 비약적인 증대를 위해 상공장관에 적격인 인물이었다.
필자는 그가 국세청장시절 비서관으로 근무했고 상공장관 때도 과장.국장으로 가까이 접할 기회가 많았다.
상공분야에 門外漢이었던 李장관은 상공분야,특히 수출관련 전문서적을 밤잠을 자지않고 읽고 전문가에게 자문,능력을 보완해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아이디어를 가진 전문가가 되었다.
가령 그는 그 당시만해도 기업조차 관심을 갖지않던 상품 디자인.포장의 중요성을 인식,디자인포장센터를 만들고 상공부에도 전담課를 두어 집중 육성하고자 했다.
그는 당시 추진력의 대명사였다.자금을 끌어와 해외공관장에게도수출독려금을 주어 수출요원화한 것이 한 예다.
李장관은 수출진흥시책을 추진하면서 朴正熙대통령의 특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점과 대통령의 輸出立國 의지를 활용,관계부처의 협조를 끌어내 과감하고 적극적인 수출지원시책을 마련했다.수출에장애가 되는 제도는 모두 문제삼아 다른 부처 장 관들의 원성이높을 정도였다.
수출금융제도와 수출산업에 대한 조세감면제도를 크게 개선했고 제조업은 물론 수송.하역.통관.외국인 출입국 관련제도.기술자 양성.해외商社 요원에 이르기까지 수출 촉진에 필요한 것은 두루손질이 가해졌다.
그는 수출 애로사항을 대부분 대통령이 참석하는 수출진흥확대회의를 통해 해결했지만 관계부처가 협조를 안하면 직접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버리는 방식으로 뜻을 이뤘다.뒷말도 듣게 되었지만 그의 행동이 한국경제 성장의 기반이 됐다고 본다.
그는 늘 상공부는 수출전선의 야전사령부라는 말을 하곤 했다.
끝으로 李장관의 인상이 날카롭고 성격도 급한 것같지만 실은 마음이 여린 사람임을 덧붙이고 싶다.
건설장관 시절 하루는 靑瓦臺에 다녀오더니 공무원에게 봉급 보조로 주는 위로 출장비를 없애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 일이 있었다. 한 간부가 이에대해 『점심을 굶는 직원이 많아 없애면 곤란하다』고 말하자 그는 다음날 나와 『가슴이 아파 잠을 못잤다』고 말하고 계속 지급을 묵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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