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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막판 대북 경고로 급진전/북­미 「뉴욕접촉」 타결되기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특사교환­3단계 회담 일정 진통/북핵평가 빨라야 2∼3주후 가능
북한과 미국이 25일 북한 핵사찰 실시와 팀스피리트 중지발표,남북한 실무접촉 재개를 동시에 실시하고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 일정을 곧 발표하기로 함에 따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남은 문제는 ▲북한이 얼마나 성실하게 핵사찰을 받느냐 ▲3단계 고위급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성실사찰이 문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거부에 이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과 탈퇴선언 유보 등으로 이어진 북한핵 논쟁은 지난해 12월의 뉴욕 비공식접촉에서 미국측이 북한의 핵사찰 수용과 함께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대북한 외교적 승인,경제지원문제 논의를 약속함으로써 북한과 IAEA간의 사찰조건 협의로 이어졌으며,북한이 지난 15일 IAEA에 사찰조건 수락을 통보하면서 급진전을 보였다.
○문서로 확인요구
이같은 급진전은 지금까지 대북한 제재를 보류할 것을 요구해온 중국의 막바지 대북한 경고가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이같은 IAEA 사찰조건 수락과 함께 미국측으로부터 3단계 고위급회담 일정을 문서로 확인해줄 것을 요구,다시 10일만에 미국측이 이에 동의함으로써 11개월에 걸친 장기적 협상 줄다리기가 대단원에 이르게 됐다.
북­미 회담의 막바지 난관은 남북 특사교환문제와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의 일정을 명시하는 문제였다.
미국측은 이번 뉴욕 비공식접촉에서 북한측이 남북한 실무회담 재개에는 동의했으나 남북한 특사교환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이를 명시할 것을 요구했으며 북한측은 이를 거부,진통이 거듭되었다. 미국측이 이를 끈질기게 요구한 것은 이것이 한국측에 줄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
결국은 미국측은 그동안 3단계 회담일자를 명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양보하는 대신 이를 북한측으로부터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3단계 고위급회담은 북한 핵사찰 결과가 나온뒤에 실시한다는 점을 강조해왔으나 이번 회담에서 이를 3월21일 제네바로 명시했다.
○내달 21일로 발표
미국측은 3단계 회담에 대한 합의를 IAEA 사찰단이 평양에 도착하는 날 밝힐 예정이었으나 북측 대표인 허종은 이를 서둘러 발표,미국측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낸 사실을 공개해버렸다.
이는 사찰의 결과를 둘러싸고 있을 수 있는 3단계 고위급회담의 개최에 쐐기를 박자는 의도로 보이며 북한측이 이번 뉴욕 핵줄다리기에서 미국측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낸 사실을 공표하자는 의도로도 보인다.
미국은 많은 양보를 하고도 핵사찰 실시라는 성과밖에 얻은 것이 없지만 미국으로서는 어쨌든 지난 1년간 플루토늄 추가추출 및 핵무기 전용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미국내 분위기를 충족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뉴욕합의로 3단계 회담이 열리기전에 핵사찰의 실시와 남북한 실무접촉,남북한 특사교환 등이 병행해 숨가쁘게 진행될 예정이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핵사찰이 순조로워야 할 것이다. 북한측은 북측이 핵물질을 전용하지 않았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누차 주장해왔으므로 지난 11월이후 핵시설에 대한 모니터의 중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핵안전조치를 이행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측이 요구하고 있는 2개 미신고시설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는 과정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신고 2곳 쟁점
이같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3주일이 지난후 북한핵에 대한 평가가 나올 것이며,이를 바탕으로 3단계 고위급회담 등 그 이후의 일정이 순조롭게 개최될 것이다.
3단계 고위급회담은 미국측에서는 2단계 고위급회담 당시 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차관보가,북한측에서는 강석주 외교부 제1부부장이 각각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미 3단계 고위급회담이 열리더라도 핵문제외에 해결돼야 하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내비치고 있어 북­미 관계개선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워싱턴=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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