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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되살리는 일 「역공장」(우리 환경을 살리자:15)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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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폐기물처리 아닌 재생산 “신기술”/자원절약·공해해결·고용 삼중효과
커피원두 가공업체인 일본 동경항구 유니카페사의 대무호행 사장은 최근 「역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음료회사에 넘기는 커피원두는 연간 1만5천t.
커피원두를 가공하고난 후에 남은 엄청난 양의 찌꺼기가 바로 분해도 안되는 처치곤란한 「산업폐기물」이다.
대무 사장은 이 산업폐기물을 버리지 않고 비료나 사료로 쓰는 방안에 착안했다.
곧바로 동경본사와 삼중현 상야시의 연구소에서 연구개발을 진행시켜 3개월만에 유기비료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커피원두 찌꺼기를 유기비료 등으로 실용화하면 음료회사는 현재보다 싼 처리비용으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고,오염된 토양의 중화와 쓰레기의 감량화에도 이바지하게 되고,고용도 증대된다. 이것이 바로 역공장이다.』
대무 사장은 곧 판매망을 갖춘 상사와 업무제휴까지 계획하고 있다.
「역공장」으로 자원절약·쓰레기의 감량화·고용증대의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것이다.
현재 일본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쓰레기처리와 실업률.
쓰레기의 경우 연간 6천3백만여t의 생활쓰레기와 3억9천5백만여t의 산업폐기물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8.8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쓰레기의 70%를 소각처리하고 산업폐기물의 38%를 재활용하고 있는데도 일본 전체의 매립지 용량은 앞으로 1년6개월이면 포화상태가 된다.
지역이기주의 영향으로 신규 매립지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7억t 가량의 자재·물질 등 공업원료가 수입돼 이중 90%가 일본 열도에 누적되고 있다.
최근에는 거품경제가 걷히고 「엔고」까지 겹치면서 실업률 3%선의 60년대 이후 최대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는 소비부진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소비가 활성화되면 넘치는 쓰레기 처리가 곤혹스러운 것이 생산대국 일본의 단면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서용 세절기를 생산하는 명광상회도 최근 경영위기를 역공장으로 타개하고 있다.
경영위기는 동경도가 『폐기문서는 가능한한 세절기로 잘게 파기하지 말고 재활용 쓰레기함에 넣으라』고 지시한 때문이다.
날로 늘어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기 위해 동경도가 여러가지 재질의 종이가 혼합돼 버려 재생지 원료로 쓸 수 없게 만드는 세절기의 사용을 금지시킨 것이다.
명광상회는 곧바로 재활용 기술에 매달려 감열지·탄소종이 등이 섞여있어도 재생처리가 가능한 설비를 개발한 신영제지(정강현 부사궁시·흑기승사장)와 제휴,역공장을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세절기를 통해 나온 파쇄지 등 종이쓰레기를 동경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수거,이를 원료로 화장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결국 명광상회는 세절기는 세절기대로 팔고,종이쓰레기는 다시 화장지로 만들어 파는 것이다.
명광의 시스팀에 참가하고 있는 기업은 『정보누출 방지와 리사이클링(재활용)의 양립이 가능해졌다』(대동경화재해상보험),『처리비용이 낮아졌다』(송하전기산업 동경관리센터)고 평가하고 있다.
명광은 현재 40개사인 계약기업을 4월까지 2백여개사로 늘리고,3년후엔 2천개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경대학의 길천홍지 학장은 『제조업은 폐기물을 처리해 재이용으로 돌리는 「역공장」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원을 자연이 아닌 인공물로부터 얻는 것으로 천연자원을 보호할 수 있고,또 하나의 공장이 생겨 고용도 증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기업경영에 오히려 기회의 창고라는 것이다.
타쿠마의 우환장사장은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눈을 돌려 환경기기 개발·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성능 쓰레기처리 플랜트를 개발하면 그것이 사실상의 기준이 되고,후생성은 이를 각 자치체에 권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곧 환경보전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유효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이다.<박종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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