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수익은 대중교통 확대에 사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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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도로망은 아주 잘 완비돼 있다. 더 이상 교통체증문제를 도로공급의 문제로 돌려서는 안 된다. 우리들만큼 걷기 싫어하고 허례허식을 좋아하는 국민도 없을 것이다. 동네에 있는 할인점에도 대부분 차를 끌고 간다. 이제는 마인드를 바꿔 번화하고 편리한 대도시가 아니라 건강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도로의 공급은 제한돼 있는데 자가용 수요는 증가하니 당연히 도로 이용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자가용 이용자들은 안 막히는 도로를 이용하고 싶으면 그만큼 비용을 더 내야 한다. 지금처럼 누구나 내는 세금으로 도로에 투자를 하는 것은 대중교통 이용자만 손해를 보는 정책이다.

▶정치인의 부패 때문에 아무리 효율적인 대책을 내세워도 돈에 관한 것이라면 먼저 화부터 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투명성이 보장된다면 효율적일 것 같다. 정책을 검토하는 주체보다 효과를 누릴 주체인 우리를 생각해 찬성한다.

▶서울의 교통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훨씬 넓은 국토를 가진 미국과 같을 수 없다. 넘쳐나는 자동차들로 도로가 막히고, 막히는 도로를 피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미 수요가 넘쳐 서울 전체의 교통이 헉헉거리고 있다. 이제 통행비용을 지불한 사람에겐 그만큼 덜 혼잡해진 도로 운행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렇게 징수된 통행료 수익은 통행비용을 지불하지 못하거나 대중교통 이용자에게 베푸는 정책 시행만이 서로가 이길 수 있는 길이다.

▶미국의 경우 뉴저지주에서 뉴욕 시내로 들어가려면 5달러(약 6천원) 정도 내고 들어간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시내에서 비싼 돈 내고 사는 사람과 외각에서 돈 적게 내고 사는 사람은 차별을 두는 게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