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수입 미국쌀 살충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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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루과이 라운드(UR)타결로 한국도 쌀시장이 개방되어 당장 내년부터 5만1천3백7t의 쌀을 수입해야 하게됐다.그러나 이미미국쌀을 수입중인 일본에서는 수입된 쌀에서 인체에 극히 해로운살충제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어 소비자단체들이 「철저 검역후통관」등을 외치고 있어 우리를 불안케하고 있다.
〈도표참조〉.
이는 최근 요코하마(橫濱)국립대학 환경과학 센터가 일본 시손(子孫)기금의 위탁으로 미국.태국.파키스탄등지에서 수입된 쌀 13종류를 대상으로 잔류농약을 조사한 결과 밝혀진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부지역과 뉴올리언스에서생산된 쌀에서 맹독성 물질인 클로르필리호스가 0.1~0.33PPM(1PPM은 1백만분의 1)이 검출되어 WHO(세계 보건기구)의 기준치 0.1PPM을 2~3배이상 초과했다.
이 농약은 유기인산계 살충제로 일본에서는 흰개미의 구충제로 쓰이고 있다.인체에 축적되면 신경을 마비시키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며 기형아 출산및 암을 일으키는 무서운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농약이 쌀에서 검출되는 것은 미국.유럽등 세계의 곡물 수출국들이 곡물을 수확한뒤 저장하고 수송할때 해충.곰팡이의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농약을 흔히 살포하기 때문.
일본.한국에서는 수확한 곡물에는 농약살포를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를 위해 사용하는 농약 종류만도 60종에 이르고 있다.그러나 클로르필리호스는 수확한 후에 뿌릴수 있는 농약의 리스트에도 들어있지 않아 위법사용된 것이라는 사실 이 또한 큰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는 쌀에서는 농약성분이 거의 검출되고 있지않다.그래서 일본의 소비자단체들은『수입쌀 한끼분에 묻어있는 농약이 일본쌀 1년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검역을 보다 철저히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일본 후생성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거의 도외시했던 수입농산물의잔류농약 검사를 철저히 시행하기 위해 91년부터 잔류농약기준 설정작업을 시작했다.그 결과 지금까지 잔류농약 품목중 26개 종류밖에 설정되지 않았던 기준치가 최근에는 1백 여개 품목으로대폭 확대됐다.검사대상 농산물의 종류도 종래의 53개에서 1백30개 품목으로 늘려잡았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들은 잔류농약 허용기준치가 미국정부에 의해 제안된 느슨한 국제기준에 지나치게 따르고 있어 차제에 보다 엄격히 새로 제정해야 한다며 새로 제정된 기준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각국이 그 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독자적으로 정하고 있는 식품의 안전기준을 FAO(국제식량 농업기구),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기준으로 통일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FAO,WHO의 국제기준은 과거 곡물수출국들이 그 나라의 기준에 맞춰 기준치를 정했기 때문에 수입국에는 너무 느슨한 기준이라는 것이 이들 소비자 단체들의 주장이다.
〈李起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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