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통」 선정 교황선출식 방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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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경련 “3사 합의가 최적” 판단/공동사업 추진등 타협안 노려
후보자들을 골방안에 모이게 한뒤 최종합의를 유도하는 교황청의 「교황선정방식」과 같은 장면이 17일부터 이틀동안 전경련의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연출됐다.
지난 14일부터 포철·코오롱·금호 등 3개사에 대한 합동면접심사를 벌이고 있는 전경련은 이날 당초 예정돼 있던 종합평가일정을 갑자기 보류하고 3사의 회장·사장 6명을 불러 제3자 출입을 통제시킨 가운데 합의를 위한 모임을 갖도록 했다.
전경련의 이같은 결정은 전날가지 계속된 부문별 평가에서 서로 장단점이 나타나기는 했으나 우열이 확실히 드러난 것은 아니어서 차라리 일방적으로 선택하기보다 서로 합의토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최종현회장·조규하부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무언의 압력」 때문인지 포철의 정명식회장·권혁조사장,코오롱그룹의 석학진 건설사장·송대평 이동통신 사장,금호그룹 박성용회장·윤양중사장 등 6명은 이날 모임에서 외부출입을 일절 삼간채 두시간동안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의 관계자는 『이번 모임에서 포철·코오롱 등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제2주주가 주주총회 의결권을 일임,지배주주의 경영권을 인정하는 타협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들 3개 그룹의 모임에는 19일부터 현재 상중인 이동찬 코오롱그룹 회장도 참석하게 되는데 이때는 실제로 「교황청회의」와 같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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