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는 영원한 로큰롤 황제” 30주기 추모 열기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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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 프레슬리의 사망 30주기를 맞아 15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시에 있는그레이스 랜드에 팬들이 모여 촛불을 들고 추모 행사를 하고 있다.[멤피스 로이터=연합뉴스]

16일로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된 엘비스 프레슬리는 여전히 ‘로큰롤의 황제’였다. 켜켜이 쌓인 세월도, 섭씨 40도를 넘는 무더위도 ‘황제’를 추앙하기 위해 모여드는 팬들을 막지 못했다.

3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부터 그의 고향인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시에 있는 ‘그레이스 랜드’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엘비스가 생전에 살던 저택을 테마파크로 재단장한 곳이다.

팬들은 ‘우리는 영원히 엘비스를 사랑합니다’ ‘엘비스는 세계 평화의 상징’ 등을 적은 피켓을 들고 새벽부터 모였다. 이날 밤에 열릴 추모의 촛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날 현장에서 엘비스의 30주기 추모 열기를 일제히 전했다. 캔자스에서 온 메리 파월은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 5시부터 기다렸다”며 “팬들을 위해 헌신한 엘비스에게 사랑으로 보답하기 위해 이렇게 왔다”고 말했다. 메러디안이라는 남성은 “엘비스가 세상을 떠난 뒤 아내가 매년 이곳을 찾고 있어 따라왔다”며 새벽부터 자리를 지켰다. 영국에서 온 한 팬은 “이렇게라도 엘비스를 만나서 참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 남성팬은 "엘비스가 태어난 멤피스는 내게는 (이슬람 성지이자 순례지인) 메카와 같은 곳”이라며 감격해 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섭씨 41도까지 올라가면서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67세의 한 여성팬은 더위를 이기지 못했는지 캠핑카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8세 소년을 비롯한 6명은 탈수증으로 병원에 실려갔다. 그레이스 랜드 주변에는 사고에 대비해 앰뷸런스가 대기했다.

30주기를 맞아 이번주를 ‘엘비스 주간’으로 선포한 멤피스시에선 19일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추모 콘서트와 영화 상영은 물론, 엘비스 모창 대회와 ‘닮은꼴 찾기’ 같은 이벤트도 개최된다. 소니BMG는 엘비스의 히트곡을 모은 30주기 추모 앨범을 발매했다. 멤피스시는 이 기간 중 약 7만 5000명이 그레이스 랜드를 찾을 것으로 추산했다.

1956년 데뷔한 엘비스는‘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 ‘돈트 비 크루얼(Don’t Be Cruel)‘ ‘버닝 러브(Burning Love)’를 비롯한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고 33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흑인의 소울 창법으로 노래한 최초의 백인 로큰롤 스타였던 그는 미국 대중문화의 흐름을 바꾼 전설로 통한다. 비틀스 멤버 존 레논은 “엘비스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고 말했을 정도다. 엘비스는 77년 8월 16일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심장마비로 마흔 둘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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