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함박눈 헤치고 간 '아름다운 보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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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펑펑 쏟아진 18일 서울에는 '사랑의 눈'도 내렸다.

소복이 '사랑의 눈'이 쌓인 곳은 대표적인 달동네인 관악구 봉천동 난곡마을, 노숙자 무료 급식소인 동대문 프란치스코의 집, 소년소녀 가장 집, 혼자 사는 노인 집 등 1천 가구. 이들 가정에는 이날 20㎏들이 쌀 한 부대와 밀가루.김치.비누.치약 등이 담긴 설 선물 보따리가 한개씩 전달됐다.

'희망으로 시작하는 아침, 나눔으로 여는 새해'라고 쓰인 선물 보따리는 '중앙일보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가게(공동대표 박성준.손숙)'가 마련한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

'아름다운 가게'는 설을 나흘 앞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 전달 발대식'을 하고 저녁 늦게까지 불우이웃을 찾아 선물을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중앙일보와 함께 개최한 '지상 최대의 벼룩시장'에서 모은 성금 5천여만원으로 생필품을 구입하고 일부 기업체에서 기증한 물품으로 만든 설 선물 보따리였다.

가족.직장 동료.동호회원 등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가한 시민 배달 봉사자 4백여명은 손에 손에 보따리를 들고 사랑의 전도사가 됐다. 궂은 날씨인데도 당초 신청했던 인원보다 2백여명이 많은 시민들이 보따리 전달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시민들은 "하루 동안 1천명의 불우이웃을 직접 찾아가 선물을 전달하는 행사는 처음일 것"이라며 "나눔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낀 하루였다"고 입을 모았다.

봉사자 중에는 주한 캐나다 대사 부인 조슬린 코모 여사 일행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성북구 장위1동 무허가 판자촌을 찾아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선물 보따리를 전달했다.

양영유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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