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씨가 주선한 예금 신탁은행서 30억 불법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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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이번 有平상사 어음부도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30억원의 불법 예금인출 사고가 발생했다.
張玲子씨가 주선해서 들어온 예금 2건 30억원을 지난해 10월 예금주가 아닌 다른 사람이 도장없이 통장만 들고 와 찾아갔는데,최근 실제 예금주가 통장과 도장을 갖고 나타나 예금을 확인,인출을 요구한 것이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부는 21일부터 이번 李哲熙-張玲子씨 관련어음부도 사건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이는 張씨의 부산 범일동 땅을 사기로 계약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당하면서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나 피해를 본 부산의 신발제조업체 富山화학이 李-張 부부와 金周承씨를 사기 혐의로 부산지검에 고발해오자 張씨등의 거주지인 서울지검에 넘김에 따른 것이다. 21일 은행감독원과 서울신탁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두차례에 걸쳐 통장만 들고 온 사람이『예금주가 출장 중이라 도장을 못갖고 왔는데 돈이 급해서 그러니 우선 내주면 곧 도장을 찍어 주겠다』고 하자 지점에서 10억원과 20억원 등 총 30억원의 예금을 내주었다.
은행측은 이 예금이 張씨가 알선해 준 예금(예금조성)이며 예금주나 도장없이 통장만 들고 와서 예금을 찾아간 사람이 모두 張씨와 가까이 지내는 이들이라서 믿고 내주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는 30억원의 예금부족이 나타났다. 은행측은 뒤늦게 이를 은감원에 보고하고 관련자를 경찰에고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감독원은 곧 이곳에 대한 特檢에 들어갈 방침이다.이로써 李-張부부 관련 사고 금액은 30억원이 더 늘어났다. 은감원은 이 은행 지점과 거래해 온 張씨와 92년11월부터알고 지낸 前지점장 金七星씨(現관리부 관리역),現 金斗漢 지점장이 예금을 유치하다가 저지른 사고로 보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특히 金七星씨는 지난해 9월 폐업하게 된 有平상사를 張씨에게소개,張씨가 인수토록 했으며 자신은 겸직을 금지하는 은행원 복무규정을 어기고 두달동안 이사로 재직했었다.
은감원은 張씨가 가깝게 지내는 사채업자를 동원,몇차례 거래를해 지점장이 믿도록 한 뒤 특별한 사정이 있다며 불법으로 예금을 인출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은감원은▲張씨가 두 사채업자와 짜고 저지른 계획적인 사기극인지▲또는 예금주가 張씨에게 속은 것인지를 조사중이다.
이같은 불법 예금인출은 지점장이 평소부터 잘 아는 고객의 편리를 보아주는 것으로「不備취급(지급)」이라고 부른다.이 경우 실제 예금주가 나타나 따지면 은행이 꼼짝없이 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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