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펀드, 길게보면 지금이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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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리츠펀드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연 수익률 평균 30% 이상을 기록하던 리츠펀드가 올 3월부터는 하강곡선이다. 기은SG자산운용의 리츠펀드'아시아태평양리츠재간접'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6개월 수익률 4.7%, 3개월 -1.05%, 최근 1개월 수익률 -3.63%다. 6개월 수익률 '플러스'는 리츠펀드 중에서 아시아태평양리츠재간접이 유일하다. 다른 리츠펀드들은 최저 -14%다. 기은SG자산운용의 이정순(사진) 과장에게 도대체 리츠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물어봤다.

-잘 나가던 리츠시장이 이렇게까지 추락한 원인은.

"첫째는 주요 선진국들이 긴축정책을 펴면서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리츠회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기대수익률은 떨어진다. 이어 상장된 리츠와 부동산 관련 주식이 떨어지게 된다. 둘째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세계적 금융 경색 탓이다."

-리츠펀드 중에서는 그래도 수익률이 제일 나은데.

"펀드의 직접운용은 소시에테제네랄(SG)의 싱가포르 지사에서 하고 있다. 2006년 2월 펀드를 설정할 때 SG의 의견에 따라 일본을 제외한 호주.홍콩 등 아태지역 리츠로만 구성했다. 당시는 일본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불확실했기 때문에 일본을 제외했다. 최근 일본리츠의 수익률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우리로서는 불행 중 다행이다. 미국.유럽리츠를 넣지 않은 것은 펀드 성격상 아태지역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다른 리츠펀드들이 모두 선진국 리츠를 편입한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을 텐데.

"지난해 말 설정된 리츠펀드의 경우 일본 부동산이 살아나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편입했을 것으로 본다. 또 글로벌리츠라면 올 1분기까지 수익률이 높았던 미국.유럽 리츠시장을 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

-수탁액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금리인상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겹친 만큼 리츠시장도 이를 피해가기 어렵다. 역시 2년여 전에 투자한 고객이라면 연 수익률이 30%에 가깝기 때문에 환매를 마냥 반대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지난 연말 이후 가입한 투자자라면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한다. 아태지역은 미국.유럽과 달리 부동산경기가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최근 조정을 통해 매력적인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장기투자자라면 지금이 오히려 저점매수 기회일 수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발 금융불안만 해소되면 리츠펀드도 다시 도약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은 처참하다.

"리츠펀드에서 예전처럼 연 30% 이상의 수익률을 바라는 것은 지나치다. 리츠는 원래 대안투자 수단이다.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을, 주식투자보다는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이다. 원래 리츠펀드의 일반적 기대수익률은 연 10% 안팎이다."

글=최준호 <joonho@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리츠펀드=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료와 매각차익을 얻는 '리츠(REITs)'나 부동산 관련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의 일종이다. 리츠는 일반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실제 부동산 경기 외에 시장의 심리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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