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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경제활성화 조화 초점/김 대통령의 새해 「청남대 구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치권에 고삐 한층 더 죌듯
김영삼대통령은 신정연휴동안 청남대에 머물며 새해 정국구상을 포함한 국정운영방안을 정리했다.
김 대통령은 3일 오전 9시 전비서관·경호실 과장들로부터 신년 하례를 받는 자리에서 자신의 신년포부와 소신을 밝히고 청와대 관계자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지난해 12월31일 오전 청남대로 내려가 2일 오후 귀경한 김 대통령은 2박3일간 부친 홍조옹,장·차남 가족 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여러 궁리를 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인데 「청남대 구상」을 며칠뒤 있을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힐 예정.
청와대측은 청남대 구상과 관련,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다만 개혁과 경제활성화를 조화하는게 핵심이 아니겠느냐고 전망.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새해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했듯이 갑술년은 김 대통령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며 개혁과 국제화·개방화 대비,경제활성화 등 3대 당면과제를 강력히 추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
이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집권 2년째가 되는 금년이 재임기간중 선거가 없는 유일한 해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해이자 그의 집권성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각오가 각별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 다른 관계자는 개혁과 경제활성화 및 개방화를 조화·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지난해의 경제규제조치 완화 등 이미 구체적인 플랜이 마련돼 있고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어 별 문제가 없으나 정치권이 제대로 따라주느냐가 의문이라고 토로. 즉 선거가 없는 해이긴 하지만 95년의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어느 해보다 정치가 「활성화」 될게 뻔한데 과연 의도하는대로 정치권이 따라주겠느냐는 것.
이와관련,김 대통령은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정치개혁 법안을 가능한한 빨리 마무리,민자·민주 양당의 전당대회 등으로 정치권이 시끄러워지더라도 과열되는 것은 차단한다는 복안을 구상했고,따라서 정치권에 대한 고삐는 보다 강력하게 죄어질 것이라는 얘기.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외교·안보 부문에 대해서는 김 대통령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대북문제에는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할 것이며,경제의 활성화를 지원키 위해 일본 등 여러나라를 방문케 될 것이라는 설명.
○…김 대통령은 3일 아침 비서관 등의 신년인사를 받은뒤 『오늘 아침은 어느 때보다 희망에 찬 조깅을 했고 아주 상쾌했다』며 『이 중요한 올해를 더 슬기롭고 자신있게 두려움없이 헤쳐나가자』고 촉구.
김 대통령은 『개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지만 한편에서는 달리는 기차를 보고도 짓는게 개』라면서 『우리는 바쁘기 때문에 개가 짓는다고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다』고 역설.
김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박관용 비서실장은 봉사와 충성을 다짐하는 건배를 제의했는데 청와대 신년 하례에 출입기자단을 제외한 것은 이번이 처음.
박 실장은 이어 열린 시무식에 충직을 상징하는 개의 해에 대통령을 충직하게 보필하고 국가경영의 선봉으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자고 강조.<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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