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카피라이터 출신 사장 김태문 쌍용그룹연수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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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참으로 어려웠던 시절/그날도 선생님은 어김없이/두 개의 도시락을 가져오셨습니다./…그날은 두개의 도시락 모두를 우리에게주시고는/「오늘은 속이 불편하구나」하시며/교실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지난 84년 스승의 날을 맞아 꽁보리밥 도시락 사진과 함께 전 일간신문에 게재됐던 쌍용그룹의 기업 이미지 광고문안이다.제자에 대한 스승의 사랑을 표현한 이 광고는 당시 많은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화제가 되었으며 그해 한국광고 금 상을수상하기도 했다.최근 이 광고의 카피라이터 金太文씨(57.쌍용그룹중앙연수원장)가 입사 20년만에 사장으로 승진,또다시 화제가 되고있다.
『요즘 광고문안은 기발한 아이디어나 감각적 언어로 유행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러한 광고로는 한때 세인의 입에 반짝 오르내릴 뿐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그는 광고문안은 체험에 바탕을 둔 진실한 것이라야 감동을 줄 수 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다고 했다.그가「꽁보리밥 도시락」광고에 이어 과보호되는 어린이에게 모험심을 고취하는 신문광고『이제는 벗어던져도 좋다』(85년 한국광고 우수상),가정교육의 허상을 꼬집은『행복해서 못살겠다지만…』(85년 중앙광고 대상)등은 한결같이체험에서 우러난 내용들이란다.아무튼 그는 입사후 처음으로 쌍용그룹 홍보실을 만든 이래 줄곧 기억에 남는 광고문안들을 창작,쌍용의 이미지 를 한층 높이는데 크게 이바지했다.또한 이로인해한때 광고문안의 중요성과 함께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새롭게 부각되기도 했다.
『사원들의 국제화 교육이 시급한 이때에 중앙연수원장을 맡아 책임이 무겁습니다.진정한 국제화는 언어.매너등 국제신사의 세련됨 못지않게 의식도 국제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입사후 줄곧 홍보실.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그는 새롭게 시작하는 교육업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국제화란「언어.풍습.종교.인종이 다른 국제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라고 정리하기도 했다.그는『누구나 회사에 입사하 면 한 회사의 사장이 되어경영을 해보는게 꿈일 것』이라며『하지만 교육 역시 중요한 투자인 만큼 반드시 최대의 성과를 올리겠다』는「경영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해병대 장교로 월남전에 두차례 참전하기도 한 그는 지난 86년 현대문학에 수필을 발표,문단에 데뷔했으며 현재 한 지방신문에 논설을 쓰고 있기도 하다.그는 앞으로 누구에게나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필집 한권 쯤은 꼭 남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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