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棟대표 주부가 맡자-시민모임 캠페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아파트 棟대표는 살림꾼 주부들이 맡읍시다.』 아파트 관리회사와 맞서 입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하는것이 아파트 대표회의.
그러나 제역할을 못해 오히려 입주자 대표회의와 입주민간에 관리비.공동하자등을 둘러싼 마찰이 잦은 가운데 棟대표에「실질적 주인」인 주부들을 선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있다.「아파트 생활 시민모임」(대표 沈鉉天,(934)6794)은 지난2일 아파트 소유주(가구주)만 棟대표를 맡도록 규정해왔던 공동주택관리령이 개정돼 배우자.직계 존비속에게까지 동대표 자격이 확대된 것을 계기로 주부들이 棟대표로 나서자고 적극 권유하는 캠페인을 벌이고있다. 현재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실질적인 소유주들인 남성들이 棟대표를 맡고 있으나 직장일등에 쫓겨 아파트 형편을 알지 못한채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일이 많다.또 제대로된 주민들의 의견마저 수렴하지 않는 탓에 입주민과 마찰이 잦은 것을 해 결할수있는 대안이란 설명이다.
「아파트모임」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민원 4백여건중 관리비.
잡수입.공동하자보수등을 둘러싼 대표회의와 주민들간의 분규관련 내용이 50%에 달하고 있다.분규의 전형적 한 例인 서울 蘆原지역 모 단지의 경우 12월초 대표회의의 관리업체 선정과 잡수입 지출과정에서 말썽이 일면서 주민들이「진상조사위」를 조직,다른 주민들의 서명까지 받아 대표회의 구성원인 棟대표 전원사퇴를요구하고 있다.
대표회의가 관리업체를 선정하면서 금품을 받고,광고.검침료등 잡수입을 빼돌렸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그러나 대표들은 「무고」라며 사퇴를 거부,아파트 관리감사가 마비된 상태다.또 盆唐의모 아파트는 공동하자를 보상받기 위해 소비자보호 원에 구제신청까지 한 상태에서 대표회의가 시공회사와 짜고 보상액수를 낮게 책정했다는 의혹이 일자 주민들이 따로 구제신청을 하는 바람에 消保院의 조정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消保院 피해구제 3과 黃眞子대리는『대표회의와 주민의 불신으로 전 주민이 피해를보게됐다』면서『주민들은 棟대표선출에 신중을 기하고 대표회의는 결정 과정을 공개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아파트모임은 통.반장의 추천인을 그대로 棟대표로 삼는비민주적 선출관행이 문제의 근원이라 보고,주민편에서 아파트의 제문제를 감독할 능력있는 주부들을 棟대표로 내세우자는 캠페인을벌이고 있는 것이다.
주부들은 남성에 비해 시간 여유가 많고 주거환경에 관심이 큰데다 여론형성에도 적극적이어서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아파트모임은 동대표에 뜻이 있는 주부들에게▲대표의 역할▲관리비.잡수입등에 대한 감사요령▲아파트관련 법규등을 상세히지도하고 있다.원하는 경우 직접 찾아가 강의도 하는 등 활발한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파트모임」沈대표(44.노원구의원)는『단지마다 최소한 동대표의 20%는 주부로 구성돼야하며 특히 예산집행을 감독하는 감사는 살림에 능한 주부가 적격』이라고 말한다.서울시내에만도 약7백에 가까운 아파트단지가 있고 서울 거주인구의 약60%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姜贊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