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롯데백화점에 취임한 이 사장은 또 하나의 대형 행사를 기획했다. 13일 전국의 롯데백화점 직원 1900명이 단체로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역시(歷試·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하게끔 한 것이다. 시험 당일 격려차 서울 화양동 건국대를 찾은 이 사장은 “유별나 보일 수도 있지만 경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리아와 롯데마트에 태극기를 내건 것은 소비자에게 ‘외국계 기업과 경쟁하는 토종 업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점점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이 사장은 “몇년 전 사법고시·행정고시에 국사 과목이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최고경영자(CEO)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국사 시험 응시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를 사랑하고 역사를 많이 아는 사람치고 직장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더라”고 말했다.
시험 현장에 격려차 들른 유영렬 국사편찬위원장도 “공동체 의식이 강할수록 회사는 잘된다. 회사든 국가든 공동체 의식을 심는 데 역사를 아는 것 만큼 좋은 길도 없다”고 화답했다.
이 사장은 해외로 뻗어나가는 기업일수록 직원들의 역사 의식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국의 역사를 많이 알수록 나라 사랑의 마음이 강해지고, 이 같은 마음이 있어야 다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외 사업차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그 나라 역사에 관한 책을 한 권은 꼭 읽는데, 협상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지름길이더라고 귀띔도 했다.
임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