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지분 정리로 759억 현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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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화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보유 중인 한화증권 지분 전량(187만2199주, 5.01%)을 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에 매각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보유 중이던 한화석유화학 주식 156만 주(1.56%)를 한화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김 회장은 총 759억원(한화증권 371억원, 한화석유화학 388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김 회장의 한화 지분은 22.78%다.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할 경우 지분은 35% 선으로 늘어난다.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를 위해 매각 대금을 한화 주식 매수에 활용한다면 김 회장은 지분을 1.7~1.8%포인트가량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한화석유화학(40.29%).한화개발(52.3%).한화리조트(50%).한화건설(10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분 정리를 놓고 증권가에선 한화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가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한화증권.한화손보 등으로 구성된 금융 그룹을 지주회사로 묶기 위한 정지 작업이란 것이다. 마침 보복 폭행 혐의로 구속됐던 김승연 회장이 한 달간 구속 집행이 정지된 것과 맞물렸다는 점도 그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아직 대한생명 소유 관계를 놓고 예금보험공사와의 갈등을 매듭짓지 못한 상태다. 이날 증시에서 한화가 1.56% 하락한 것을 비롯, 한화그룹주는 시장 하락과 함께 동반 약세를 보였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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