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인식 미도파백화점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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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96년 유통시장의 완전 개방은 백화점을 비롯해 그동안 낙후돼 있던 우리나라 유통산업의 발전을 한걸음 앞당기는 계기가 될것입니다.』 미도파백화점의 高仁植 판촉이사(51)는 이번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로 유통시장 개방일정이 확정됐으나 이는 우리 업체가 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맞서 경쟁력을 키울수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68년 당시 대농이 인수한 미도파백화점에서 영업과 직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77년 일본 와세다 대학원의 商學연구과 석사과정을 거쳐 유통업에서만 20년이 넘게 잔뼈가 굵은인물이다.
高이사는 선진 유통기법으로 무장한 외국업체들과의 경쟁이 코 앞에 닥친 만큼 앞으로 유통업계 내부의 선진화 바람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통업의 경쟁력 강화는 대형화는 물론 복잡한 유통 경로를 단순화하기위한 체인사업.물류센터 확대등 시설투자가 선행돼야 합니다.그동안 제조업자가 판매까지 담당하는 식의 중복된 유통 구조로는 외국의 전문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하지만 제조와 유통부문의 분리는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삼성.금성.대우전자등 가전 3社만 해도 유통시장개방에따라 自社 대리점을 통한 판매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복잡한 문제로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백화점의 경우도 임대매장에 대한 의존비율이 높아 최근에야 뒤늦게 자체기획상품을 늘리고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비중을 높이고있다. 『점포와 시설투자를 늘리는 것과 함께 유통 서비스의 질과 전문 인력의 양성도 뒤따라야 합니다.
일본에서 상인은 절대로 싫증을 내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유통업 종사자라면 서비스 정신이 상품을 팔기 전에서부터 팔고난 뒤에까지 일관되게 몸에 배어 있어야 합니다.』 高이사는 물건을 파는 사람은 고객에게서「사고 싶다」는 마음을 끌어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상인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고말한다. 결국 유통시설의 현대화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서비스의질을 높이는 두개의 수레바퀴가 유통시장 개방이라는 파고를 넘는지름길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글 =朴承熙기자 사진=金炯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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