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소말리아 무기상-달러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입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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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무기거래가 다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희망회복작전」이라는 이름아래 美軍이 이곳에 진주한지 1년이지난 지금 모가디슈에서는 달러만 있으면 무기는 얼마든지 구입할수 있다.
舊蘇聯製 AK47자동소총이나 로킷 추진 수류탄,美製 M16자동소총등 어느 것이라도 가능하다.
모가디슈 바카라지구 무기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들은 이곳의 외국군 부대로부터 은밀히 흘러나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기 매매가 활발해진 것은 지난 6월 이후부터.
소말리아의 최대 군벌세력인 아이디드派는 지난 5일 유엔군 소속 파키스탄군부대 인근에 매복하여 기다리다 24명을 살해했다.
아이디드파는 지난 10월에도 미군과의 전투에서 헬기를 피격해수십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는등 혁혁한 전과를 거두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후에도 유엔군 부대와 무장 소말리아 세력간의 전투가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유엔군부대는 거의 주둔지에 틀어박혀 꼼짝도 않고 있는 형편이다. 바카라지구도 아이디드파의 수중에 들어가 있으며 무기상인들은 제세상을 만난듯 활개를 치고 있다.
무기시장이 부활되면서 값도 껑충 뛰고 있다.
도시게릴라의 필수 무기가 되고 있는 AK47소총은 1정에 2백달러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2,3개월전보다 50달러나 오른 것이다. 최근 모가디슈에서 열린 아이디드파의 집회에서는 무장 民兵들이 AK47 소총과 로킷추진 수류탄을 공공연히 휴대한채 활보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민병들은 도로를 봉쇄하고 차량을 검문하는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나 유엔군 병사들과 문민정부 당국자들은 외부 출입을 극도로삼가고 있다.
북유럽 출신의 한 유엔 당국자는 『나는 이곳에 온지 3개월이되었지만 바깥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전혀 알지 못한다.우리들은민병들의 포로와 마찬가지다』고 말할 정도다.
소말리아는 91년 反정부세력에 의해 바레 前대통령 정권이 전복된후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유엔군의 소말리아파견 임무는 당초 기아를 구제하고 내전을 종식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중무장한 미군이 소말리아內 무장세력을 해체시키고 바카라의 무기시장을 폐쇄하지 못하는한 그 임무는 실패로 돌아가고,소말리아에 장기간의 안정을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갈리 유엔 사무총장의 의견이다.이곳에 파견된유엔군 병력중 미국을 제외하고는 어느 나라도 소말리아를 무장해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한 유엔 외교관은 『소말리아의 무장해제에 대해 美 본국의 지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소말리아에는 계속 전투가 벌어지겠지만 유엔군의 주력이 되고 있는 미군은 「희망회복」을 달성하지 못한채 내년 봄까지는 철군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소말리아 파견 프랑스군 1천1백명이 이미 철수했으며 미군 2천5백명도 크리 스마스 전에는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아놓고 있다.
〈韓敬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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