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안기금 1년만에 증시개입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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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량주 대량보유… 시황 좋아져 “알부자”/투자자들 요구따라 매각시기 신중 검토
증시안정기금이 18일로 1년째 침묵을 지키며 시장개입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기금측이 최근 보유주식의 매각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놓고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안기금은 20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매각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며 파는 쪽으로 결정이 나면 이날부터 월간매매한도(5천억원)내에서 평가익이 높은 주식들을 중심으로 매각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안기금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호전되면서 보유주식의 이익실현에 적절한 시기가 됐다는 분석과 함께 투자자들로부터 우량주식을 묶어두지 말고 시장에 풀어놓으라는 의견이 높게 대두됨에 따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안에서 보유주식을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매각시기와 방법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8일 증시에도 이러한 증안기금 개입설이 퍼지자 앞으로 무더기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경제심리로 주가가 10포인트 이상 크게 떨어져 앞으로 주식매각과 관련,주가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90년 증권사와 상장사가 4조원을 출자해 만든 증안기금은 그동안 3조8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하며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증시에 개입,안전판 역할을 해왔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17일 김영삼 당시 민자당 후보의 증권거래소 방문시 7백억원 이상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해 주가조작시비를 불러일으킨뒤 지금까지 1년동안 시장개입이 한건도 없었다.
증안기금은 보유주식의 매입시 평균주가가 6백25포인트에 불과해 최근 만호제강·삼성전자 등 매입가의 10∼20배가 넘는 주식이 속출하는 등 현재 평가익만 해도 1조2천억원에 달하는 「알부자」가 됐다.<홍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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