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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감동.희망 넘친 고3 교양강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사람들이 잘 알아주지 않더라도 정말 보람있는 일이라면 꿈을가지고 일념으로 매진해 보세요.』 1일 오전 建國大 학생회관 중강당에서 열린「고3학생들을 위한 교양강좌」의 분위기는 매우 진지했다.
참석자는 昌德女高 3년생 7백50여명.이날 강좌는 대학과 전공과목을 소개하는 여느 진학 설명회와는 다른, 기대밖의 관심을불러일으켰다.
미성년자에서 벗어나 대학이나 사회 초년생으로 첫발을 내딛기 직전인 여고 3년생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선배들의 경험담들은 어떤 수업시간보다도 값져보였다.
간략한 환영사와 학교소개에 이어 특강에 나선 柳泰永부총장(농촌사회학)은 성적이나 대학진학 여부를 떠난 진솔한 인생 충언으로 수험생들을 감동시켰다.『깡촌(전북 임실)에서 자라나 끼니도제대로 잇지 못하면서도 우리 농촌의 발전을 위해 몸바치겠다는 일념으로 새벽엔 신문배달을,낮에는 구두닦이를 하며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농촌문제를 파고들었어요.』 혈혈단신으로 덴마크 왕실초청을 받아 유학하고 70년대에 귀국하기 전에는 이스라엘의벤구리온대학 학장을 역임하면서 집단농장(키부츠)과 새마을운동등에 관해 대가가 된 柳부총장의 입지전적 삶은 시험성적과는 상관없이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 을 주기에 충분했다.
『건국대의 어느 학과에 진학하면 무엇이 좋다』라는 따분한 선전을 기대했음직한 여고생들에게는 이날 강의는 분명 의외였다.
昌德女高의 한 교사는『이런 강좌를 통해 수능시험과 내신성적에짓눌려온 학생들이 각자 인생에서 추구해야할 바를 구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좌가 끝난뒤 점심식사와 함께 박물관.도서관.세계언어문자조형공원등 캠퍼스순례를 마친 예비숙녀들은 모처럼 입시지옥의 냉혹한현실에서 벗어난 때문인지 교문을 나서는 발걸음들이 한결 가벼워보였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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