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政局 쌀개방 일파만파-사회당,정치개혁 연계 적극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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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日本의 연립정권이 쌀시장 개방문제로 큰 진통을 겪고 있다.자칫하면 붕괴될 위험마저 있다.
일본 연립정권의 제1세력인 사회당은 28일 쌀시장을 개방하려는 어떤 움직임이라도 연정을 붕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회당은 지난주 쓰지 가즈히코 의원등이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총리를 방문,쌀시장개방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쓰지의원은『쌀시장개방을 인정하는 것은 연립정권 출범시 8개정파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다.쌀개방시 연립정권에 꼭 머물러야 할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회당은 그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위원장,구보 와타루(久保亘)서기장 등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관세화는 물론 부분개방도 반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연정내 제2세력인 공명당은 27일 연정 참가정당중 처음으로 쌀의 부분적인 수입자유화를 지지한다고 밝혀 사회당과 대립하고 있다.
이치카와 유이치(市川雄一)공명당 서기장은 지난 27일『6년간관세화를 유예하는 조건으로 일본 국내 쌀시장 규모의 4~8%에해당하는 양을 수입하는 부분개방을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연립여당내에서 쌀개방을 지지하는 입장을 명 확히 밝힌 것은이치카와 서기장이 처음이다.
新黨사키가케소속의 다케무라 마사요시(武村正義)관방장관도 28일 TV 아사히(朝日)에 나와 쌀부분개방안은 연립여당 출범시 합의위반이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종래 정부의 이상과 목표에서 본다면 부분자유화는 후퇴한것이다.그러나 예외없는 관세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볼때 관세화 반대라는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소카와 총리가 쌀개방을 발표할 때쯤 되면 사회당을 제외한연립정권의 각당은 정부방침을 용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연정을 이끌고 있는 신생당내의 개방반대론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일본 정국은 적지않은 파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 자민당이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정권때 쌀개방을 단행하고 미야자와 총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던 움직임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때 경우에 따라서는 호소카와 총리가 희생양이 될 수도있다. 한편 사회당내 소선거구 비례대표병립제 도입을 주축으로 하는 정치개혁에 내심 반대하는 의원들이 쌀시장 개방문제를 이용해 연립정권을 흔들어놓음으로써 정치개혁관련법안의 참의원 통과를저지하려는 움직임마저 예상돼 쌀문제는막바지로 갈수록 일본 정국전체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일본 참의원 2백50석(의장과 결원 1명 제외)은 연립여당 1백31석,자민당 98석,공산당 11석,二院클럽.무소속 10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당분석에 따르면 참의원 의원중 정치개혁법안 찬성파와 반대파가 무속속은 각각 4명과 6명,자민당은 5명과 93명,연립여당은 1백20명과 11명(모두 사회당 소속),공산당은 11명 모두가 반대로 분류돼 정치개혁 찬성의원 1백29명, 반대의원 1백21명으로 정치개혁법안 찬성파가 간신히 과반수를 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호소카와 총리가 쌀개방을 정식으로 표명할 경우 사회당내 신중파를 자극해 반대파로 돌아서도록 함으로써 정치개혁법안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여름 수차례에 걸친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일본은 쌀시장 개방이라는 또하나의 태풍에 휘청거릴 전망이다.
[東京=李錫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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