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휴대폰 새판짜기로 위기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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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613,000원 0 0.0%)가 세계 휴대폰 2위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지만 높은 원가구조와 느린 신제품 개발 탬포를 개선하기 위한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사업부는 사업과 조직에 대한 2개월여에 걸친 종합 경영진단을 마치고, 8월말이나 9월초 새 비전수립과 함께 조직의 새판짜기를 돌입할 예정이며, 이에 맞춰 인사개편도 단행할 계획이다.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지난 10일 경영진단팀의 진단결과를 보고받고 진단에서 드러난 문제점 해결과 새 도약을 위한 본격적인 구상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의 이번 사업구조조정은 단순히 휴대폰과 네트워크 등 정보통신총괄 사업전반에 걸친 군살빼기 목적 외에도 아이폰, 구글폰같은 새로운 컨셉의 휴대폰 등장에 따른 위기감도 한몫하고 있다.

◇휴대폰 원가절감·발빠른 시장 대응책 마련하라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374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시장 2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대수는 지난 1년새 1000만대 가량 늘었지만 저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한 탓에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휴대폰 1대당 평균 176달러에 팔았지만 올 2분기에는 148달러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13%이던 것이 올 2분기에 8%로 낮아졌다. 노키아가 121~128달러의 평균판매가격에 17~1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휴대폰의 원가구조가 높다는 점이 지적사항으로 제시됐고 저가폰과 프리미엄폰, 여성, 음악등 멀티미디어를 중시하는 소비자 등 시장별로 세분화된 상품기획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최 사장이 경영진단결과를 바탕으로 휴대폰 원가절감을 위한 부품 수급라인 변화와 국내·외 생산라인의 재구성같은 전략을 구상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 부품공급을 확대하고 해외 생산기지를 강화하는 한편 각 사업부 별로 흩어져 있는 상품기획과 마케팅, 영업조직을 재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와함께 최 사장이 구글폰이나 아이폰에 대한 전망과 이에 대응할 전략을 제시할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IT업체들의 변화에 손놓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휴대폰 시장에 진입한 이후 구글이 새로 휴대폰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혀놓고 있는데다 세계 1위인 노키아가 아이폰에 대응하기 위해 음악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삼성전자 역시 변화 움직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오래전부터 노키아나 애플에 대한 분석과 대응전략을 고민해 왔다"며 "이번에 대응책을 제시하게 되면 세계 휴대폰 시장 또 하나의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내부의 한 관계자는 "구글폰이나 아이폰이 예의주시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할 만큼 새로운 조류로 부상하지는 않는다는 평가가 있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통신장비 사업 '조정폭'에 관심

통신장비 사업에 대한 수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심의 초점은 어느 정도 조정하느냐다.

수년전부터 와이브로를 비롯한 통신장비 사업의 수익률이 낮다는 내부 지적이 제기된데다, 네트워크 사업분야의 중복사업, 투자손실 문제도 지적을 받았다는 것이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차세대 네트워크 사업으로 투자를 집중했던 와이브로 사업에 대한 조정 폭이 관심다. 와이브로 장비사업은 지난 2004년부터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6000여억원을 투자한 사업이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트워크 사업은 장기적으로 기술력 확보와 세계 통신시장의 표준싸움에 동참하기 위한 선투자 개념의 사업이라며 한계사업이라는 말에 대해 강한 반감도 나타내고 있어 조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와이브로는 삼성전자가 4세대 이동통신 기술 확보를 위한 중요한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어 사업자체를 축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다 와이브로는 KT와 SK텔레콤 등 서비스 사업자의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어서 사업조정 수위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진단 결과를 반영한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9월초로 예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오는 27일에는 세계 이동통신 전문가들을 초청해 4G포럼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이 즈음에 삼성 정보통신총괄의 새로운 비전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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