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보는 북한 핵관련 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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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의 적대정책 포기땐 즉각 사찰수용/『일괄타결』/북한 핵문제 해결후 단계적 관계개선/『포괄혐의』
「일괄타결」 「포괄협의」 「단계적 타결」 「종합적인 타협안」 「이니셔티브」­. 워싱턴에서 23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최종 조율을 앞두고 한미간에는 이처럼 낯선 용어들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거론되는 용어는 북한측이 최근 제의한 「일괄타결안」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언급한 「포괄협의」다.
일괄타결은 북한­미 고위급회담의 북측 수석대표인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이 11일 성명에서 『쌍방이 서로 대할 바를 정해놓고 동시에 움직인다』며 제안한 것으로 구체적 내용은 불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이 핵위협과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실천적 행동을 취하고 우리(북한)가 조약에 그대로 남아 담보협정을 전면적으로 이행하면 핵문제는 원만히 해결되는 것』으로 북한은 밝히고 있다.
미국의 적대행위 중지와 북한의 핵사찰 수용 등 핵확산금지조약의 의무이행을 맞바꾸어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것이다. 미국이 말하는 「포괄협의」는 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여러현안을 전반적으로 협의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 개념은 북한의 일괄타결안이 제기된후 나온 것으로 일괄타결을 영어로 번역(Comprehensive Approach)하고 이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달라졌다는 설도 있으나 미 언론들은 핵문제 해결후 미국의 경제지원,외교관계수립 등 광범한 북한­미 관계개선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종합적인 타협안」도 「포괄협의」와 비슷한 뜻으로 미국쪽에서 거론되고 있는 말이나 정확한 개념정리가 안되어 있다. 한국은 포괄적 협의를 「단계적 타결」의 시각으로 해석하며 여기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단계적 타결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받아들이고 한국과 대화에 진전을 보이면 한미가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고 미국이 3단계 회담을 북한과 갖고 여기서 미­북한간의 관계개선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거론될 내용에는 북한 핵의혹 해소정도에 따라 팀스피리트훈련 중지,경수로지원,대북 금수조치 해제,수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북한의 선 행동을 요구하는 것으로 한미는 그동안 이같은 방침을 여러차례 확인해왔다.
클린턴 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APEC) 지도자회의직후 『우리가 몇가지 「이니셔티브」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란 의미로 그 내용이 무엇이 될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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