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산사나이」등 4명/킬리만자로 등정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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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5천6백80m 아프리카 최고봉에 “태극기”
백발이 성성한 60∼70대 원로 산악인들이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천6백80m) 등정에 성공,노익장을 과시했다.
93 한국 산악회 원로산악인 킬리만자로 등반대(대장 유평수)가 케냐 현지에서 본사에 전화로 알려온바에 따르면 6명으로 구성된 한국 원로 산악인들중 배삼진(71)·조두현(65)·차상훈(60)·이재명(60)씨 등 4명의 대원이 16일 오전 6시(현지시간) 정각 정상정복에 성공했다.
이날 오전 1시쯤 심한 고소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던 유평수대장(75)과 이장희대원(69)을 4천8백m 고지에 있는 마지막 캠프 키보산장에 남겨두고 정상공격을 시도했던 4명의 한국대원들은 세찬 눈보라가 불어닥쳐 첫 도전에 실패하고 한때 눈물의 후퇴를 해야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고 전해왔다. 이날따라 정상부근의 날씨변화가 극심했던 상황에서 날씨가 잠잠해지기를 30여분 동안 초조하게 기다리다 다시 정상도전을 강행 했다면서 빙판을 이룬 정상에 오르면서 정점 강해지는 새벽강풍과 예상밖의 혹서가 벅찼지만 이를 악물고 오전 6시 정각 감격의 태극기를 정상에 꽂았다고 했다.
이날 정상을 밟은뒤 잔류했던 유 대장과 이 대원 등을 포함해 6명의 대원 전원이 무사히 하산했다고 나이로비 켄코호텔에서 본사에 전화를 걸어온 등반대원 조두현씨(국립공원 관리공단 자연보호 이사)는 『정상의 날씨는 예상밖으로 잔잔했으나 숨이 벅차고 혹서가 몰아쳐 사진촬영을 못할 정도로 고통그러웠다』면서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많은 젊은 등반대원들이 이날 정상도전에 나섰으나 한국노인들이 유일하게 정복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지난 4일 출국,한때 홍콩의 항공기 사고로 예정보다 정상도전이 1주일씩이나 늦어졌던 대원들은 나이로비에서 휴식을 취한 후 한국시간 19일 오후 캐세이퍼스픽 항공편으로 귀국한다.<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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