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경력따라 酬價 차등화를-장기대기 해소 일부의료계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수련과 경험을 많이 쌓은 고급의료진에게 의료수가를 일반의사들보다 더 줘서 종합병원이나 名醫에만 환자가 몰려 생기는 장기대기,3분진료등 의료불합리를 개선해보자는 의견이 의료계 일각과 일부 소비자에게서 나오고 있다.
수가가 어디나 같기 때문에 일반의사의 간단한 진료로 해결할 질환도 이왕이면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고해 종합병원이 너무붐벼 의료와 서비스 질을 높일수 없다는 것이 제기되는 주요 이유다. 세브란스병원 金馹舜의료원장은『상당수 종합병원 대기자는 일반 병.의원에서 진료해도 충분한 사람들』이라며『종합병원이 붐비는데도 경영수지는 악화일로인 이유가 여기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기업체의 중역은『시간당으로 따져 높은 생산성을 올리는 사람이 귀한 시간을 진료대기에 허비하면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며『청탁,촌지수수등으로 빨리 보기도 하는데 차라리 공식적으로 치료비를 더 내고 빠르고 편하게 진료를 받게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일부 유명의사들은 특별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보험과 상관없는 개인수가로 탈법적인 私진료를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최다 대기환자를 기록한 漢陽大 金星潤교수(류머티즘내과)는『英國은 의사의 수련정도.경험.전문의자격에 따라 수가에 차등을두고 있다』고 밝혔다.또 美國은 1시간을 봤을때는 1백달러,20분만 봤으면 40달러씩으로 환자에게 들이는 시 간과 노력에 따라 진료비에 차등을 두고있다고 설명했다.서울大치과병원 崔翔默원장은『능력.경험이 진료비에 반영되지 않으니 의료인들이 공부나연구활동을 더 하려 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의료를質이 아닌 量으로 떼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료비 상승과 보험진료의 질적하향화가 우려되는 이 방안을 무조건 선호할 수만은 없다.서울大보건대학원 梁奉玟교수는『사치의료라는 비난을 들어도 수요가 있다면 충족시켜야 한다』면서도『이런 제도를 실시하 려면 의료비 부담이 더 늘지 않아야 하고 의료보험진료의 질적시비가 없는 수준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英國은 본인이 원하면 국가의료보험비는 의무적으로 내면서 별도로 고가의 보험료를 따로 내서 私보험에 가입하는 제도가 있다.
그러나 워낙 공공의료체계가 발달하고 국가의료보장체계하의 의료의질이 높아 사치의료보험 가입자는 전국민의 5~7 %에서 그 수가 더이상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梁교수는『따라서 의료진별로 수가체계를 달리하는 제도는 아직 시기상조며 다만 의료의 질을 높이는 의료체계 개혁의 차원에서 장래의 제도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蔡仁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