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 우선 110과 수습/사상 최다… 200과 넘을 것으로 추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성철 큰스님
【해인사=이헌익기자】 성철스님 장의위원회(위원장 서의현 조계종 총무원장)는 13일 오전 9시 스님이 열반한 퇴설당에서 일시 중단됐던 사리수습작업을 재개,이날 오전 국내에서 발견된 사리중 가장 큰 콩알크기에 가까운 수정색 사리를 비롯,72과의 사리를 새로 수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성철스님의 법골에서 수습한 사리수는 12일 오후 2시 1차 발표한 38과와 합쳐 13일 정오 현재 1백10과가 됐다.
장의위원회는 스님의 사리가 계속 수습됨에 따라 총사리수가 12일 예상했던 1백여과를 훨씬 넘어 최소한 2백여과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의집행위원장 일타스팀은 『12일의 38과는 주로 항골(머리) 부분에서 나온 것이며 다른 부위에서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리의 존재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뼈속에 깊이 박혀있거나 잿속에 숨어있는 좁쌀 크기의 사리까지 합치면 모두 3백여과까지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2일 공개된 적·홍·황·청·백의 5색이 영롱한 사리는 녹두알 크기의 상아색 사리 1과를 비롯,30과 정도가 주로 항골부위에서 나왔다. 지금까지는 지난 83년 입적한 송광사 방장 구산스님의 53과가 가장 많은 숫자였다.
장의위는 새로운 사리가 계속 발견됨에 따라 14일로 예정됐던 최종발표를 하루 더 늦춰 15일 오전 10시에 하기로 했다. 장의위는 1차 수습된 38과를 임시 대웅전인 보경당에 전시,스님의 49재가 끝나는 오는 12월22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 신도들이 참배 및 친견할 수 있도록 했다.
서의현 장의위원장은 『사리가 많이 나와 성철 큰스님의 법력에 머리가 숙여질 따름』이라며 앞으로 스님을 본받아 수행에 더욱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개되자 신도 줄이어
○…신도들이 친견할 사리는 직경 20㎝의 볼록렌즈 뚜껑이 덮인 15㎝ 높이의 원형 용기에 담겨져 있는데 볼록렌즈는 사리의 색과 모양을 실제보다 10배 정도 확대해 볼 수 있도록 장치한 것.
한편 12일 오후 3시30분부터 일반 신도들에게 스님의 사리 친견이 허용되자 보경당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던 신도들은 차례로 안에 들어가 합장한채 신기한 눈초리로 오색영롱한 사리를 들여다보았다.
13일에도 비가 오는데도 불구,이른 아침부터 신도들이 줄지어 찾아와 친견을 계속.
○…49재가 끝나면 스님의 사리는 사리함에 넣어져 스님이 머물던 백연암과 퇴설당에 안치됐다가 사리탑인 부도가 완성되는 94년말께 해인사를 비롯,스님의 상좌스님들이 주지로 있는 사찰들을 중심으로 영구존치될 예정.
○골·육·발사리 세종류
○…해인사 율주스님인 일타스님은 『사리는 뼈에서 나오는 골사리,살에서 나오는 육사리,머리카락에서 나오는 발사리 등 크게 세가지로 나뉘는데 전신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
일타스님은 『모든 사리는 오색의 영롱한 빛을 발하기 때문에 사리를 곧 오색사리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소개한뒤 『보통사리의 숫자에 따라 스님의 법력을 가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옳지 않다』며 맹목적인 사리숭배에 대해 우려를 표시. 그는 『만약 성철스님이 당신의 사리를 수습해 공개하는 현장을 목격했다면 크게 역정내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