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불성실한 변론태도를 보였다면 소송결과에 관계없이 이에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민사지법 합의41부(재판장 이공현 부장판사)는 12일 유모씨(여·서울 용산구 서빙고동)가 이혼청구소송을 의뢰한 대전지방변호사회 소속 김모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김 변호사는 유씨에게 위자료 4백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호사는 맡은 사건을 성실히 수행해 의뢰인의 손해를 방지할 의무가 있으나 김 변호사는 형식적인 답변서만 한번 제출한채 반대신문을 전혀 하지 않는 등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비록 김 변호사가 소송을 성실히 수행했다 하더라도 원고 유씨가 간통죄로 피소된 이상 이혼청구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어려웠지만 소송결과에 관계없이 원고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은 이상 위자료를 지급하는게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변호사는 이에대해 『유씨가 소송을 의뢰한후 간통죄로 고소당해 잠적하는 바람에 소환장을 받고도 세차례나 출석하지 않아 남편측의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답변서 외에는 변론할게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씨는 91년 7월 김 변호사에게 수임료 3백만원에 이혼청구소송을 맡겼으나 패소하자 『단 한번만 법정출석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데다 판결결과를 알려주지 않아 항소기회까지 상실했다』며 김 변호사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