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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세금천국-돈많은 사람 언제든 환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금융실명제로 보통 사람들은「정의로운 사회」를 꿈꾸겠지만 한편에선 나라 밖의「세금 천국」을 꿈꾸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웬만한 나라라면 다 실명제가 관행으로 정착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제 흰 돈 검은 돈 안가리고 돈 있는 사람들을 무작정 반길「세금 천국」은 지구상에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실명제가 정 싫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희한한 세금 천국」들을 세금 관광(?)삼아 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룩셈부르크=완벽한 법적 지원을 받고있는 은행들의 비밀보장은이제 스위스를 능가할 정도.유럽의 중심에 있는데다 국경도 개방돼있어 유럽 전역의 돈을 불러모으고 있다.
은행가들은 현금 뭉치를 대형 여행 가방째로 건네받을때조차 고객들에게 질문을 거의 하지않는데에 익숙해 있다.
◇리히텐슈타인=비밀보장에 관한한 룩셈부르크보다 한 수 위다.
알프스의 준봉들에 둘러싸여 있는데다 스위스에만 대사관을 두고있어「외국의 압력」으로부터 거의 자유롭다.
비용은 다소 먹히고(원래 비밀이란 값 싸게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또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다.
◇모나코=아예 이 곳에는 소득세가 없다.상속세나 자본이득세도없다. 그러나 이런 것 때문에만 모나코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온화한 기후,뛰어난 요리,지중해식 라이프스타일 등을 즐길 수 있다는「향락적인 위치」에 모나코의 진정한 매력이 있다.
◇캄피오네=이탈리아에 소속돼 있지만 지리적으로는 스위스의 루가노 호수에 빙 둘러싸여있다.
이 때문에 이 孤島는 이탈리아나 스위스 모두에 일종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다.이탈리아나 스위스 국적이 아니면 세금도 부과되지않는다. 모나코는 밝은 태양과 바다를 제공하지만 캄피오네는 여름의 태양과 호수는 물론 겨울의 알프스까지 제공해준다.
◇안도라=주민자치제이나 프랑스.스페인 양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다.이 때문에 직접적인 세금회피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고 외국인이 자국 기업을 소유하는 것도 금지해 놓고 있다.
대신 다른 세금 피난처에 세워진 기업을 안도라에서 경영관리하는 방식이 개발돼 있다.
2중의 비밀 유지장치를 구사할 수있는 셈이다.
◇저지=프랑스를 지척에 둔 영국 해협에 위치한 이 섬에서는 기업들이 소유권을 당국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한다.
그러나 돈을 단지 맡겨놓았을 뿐인 신탁자산에 대해서는 이같은의무가 없고 바로 이 점이 이 섬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저지의 신탁법은 세금 회피에 관한한 거의「예술」의 경지에 이를 정도다.고객들의 입맛에 맞도록 다양한 종류의 기업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면세 회사」제도.이 회사는 이윤이 얼마가 되든 연간 5백파운드의 세금만 내면 OK다.
◇아일 오브 맨=저지와 비슷하다.세금은 더 싸다.연간 3백 파운드만 내면 된다.
거주권을 얻기는 어렵지 않으나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섬에서는 이미 돈을 많이 벌어 이제부터는 쓰기만 할 사람들이 환영받는다.
〈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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