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코너>포수 품귀현상,구단들 마스크쓴 보물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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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내 프로야구가 포수기근으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포수부문에 취약점을 보인 삼성은 더욱 심각하다.삼성에 LG 金東洙나 태평양 金東基와 같은 포수가있었다면 올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지적이 있다.
그만큼 야구에서 포수의 위치는 중요하다.
포수는 투수의 공을 잘받아주고 타자의 특성을 파악, 특정구질을 던지도록 유도해야 한다.포수는 또 8명의 수비진을 통솔하는리더가 돼야하고 공격에서도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밖에도 포수가 해야 할 일은 10가지가 넘는다.
현재 8개구단에는 팀당 2명이상의 포수가 있으나 강한 어깨,완벽한 捕球,영리한 투수리드등을 모두 만족시키는 포수는 드물다. 포수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을 기준으로 보면 83년부터 87년까지 5년연속 수상한 李萬洙(삼성)와 88,91,92년에 수상한 張彩根(해태),90년 수상자 김동수(LG)등 3명이 대표적인 현역포수다.
그러나 이들이 당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었다.최근들어 세계각국이 호쾌한야구를 지향하는 추세여서 이들 같은 소위 공격형 포수가 각광받는 것은 사실이나 감독들은 공격보다 수비쪽의 능 력을 더 평가한다. 팀의 수비를 이끌고 투수들을 잘 리드하는 포수가 감독들은 꼭 필요한 것이다.
올해 대학이나 고교를 졸업하는 포수는 모두 41명.이들중 유망주는 상무에서 제대예정인 任秀爀(서울고→고려대),申炅賢(군산상고),白鮮大(대구상고→연세대)등 3~4명정도로 프로측은 보고있다. 그동안 한국야구는 지난 50~60년대 金永祚.白仁天.丁炳燮등 대형 포수가 배출됐고,70년대 丁東鎭.禹龍得등이 맥을 이어왔다.
지난 82년 프로야구 창단이후에도 李萬洙.柳承安.張彩根등 공격적인 대형포수가 계속 이어졌으나 최근들어 대형포수의 맥이 끊겨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교나 대학의 지도자들이 전문적인 포수훈련을 시킬 능력이 없는데다 선수들마저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은 힘들고 빛안나는 포수보다 화려한 투수나 타자쪽만을 지망한다.
재일동포 타격왕 張勳씨는『포수기근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다.따라서 프로에서라도 훈련을 통해 야수를 포수로 전환시켜야 한다』고주장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진국인 미국.일본도 대형포수 기근으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힘들고 천덕스런 포수 지망생이 없어 남미(특히 푸에르토리코)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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