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품이 밀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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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광물·잎담배·술·미꾸라지등 다양/물수건은 중국과 치열한 선두다툼
『MADE IN DPRK』
경제부처가 몰려 있는 과천청사 부근의 식당에서 쓰는 물수건이 북한산임을 나타내는 이런 영문표시가 붙어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북한산 물수건은 올들어 8일말 현재 13만3천달러어치가 반입돼 이제까지 국내시장을 휩쓸던 중국산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북한산은 비단 물수건 뿐이 아니다.
올 상반기중 농산물만해도 도토리 1천3백22t,고사리 1백70t,고구마줄기 54t이 반입돼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했다.
북한의 핵사찰 문제로 남북대화가 멈춰선지 1년이 넘었으나 북한 물품은 이처럼 우리 생활 곳곳에 계속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북한에서 반입된 물품은 59개 품목 9천3백80만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87%(금액기준)는 아연·금·은 등 5개 품목의 철강금속류이며 나머지 13%는 일상생활과 가까운 54개 품목이다.
금액으로는 덩치 큰 광산물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가지수로는 생활필수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북한산 잎담배가 88담배를 만드는데 쓰이는가 하면 들깨·결명자·두릅·율무·녹두·버섯류도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고추잎이나 오이절임도 반입품목에 들어있고 추어탕을 끊이는 미꾸라지를 비롯해 조개살·염장해파리·냉장복이나 명태와 같은 수산물도 있다.
임가공 형태로 북한 주민들이 만든 의류는 이제 흔한 물건이 됐고 북한술뿐 아니라 발·방석·돌(석)·공예품도 우리에게 점차 친숙해지고 있다.
도로·지하철공사가 늘어나면서 골재가 달리자 지난 6월에는 북한산 자갈 2천7백26t도 처음으로 반입됐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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