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시각>일본언론의 쌀시장개방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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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日本의 쌀시장 개방이 임박했다.일본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우루과이라운드의 일본측 대표는 최근 제네바에서 미국측 농산물협상대표와 쌀시장개방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은 미국과 EC(유럽공동체)가 우루과이라운드에서 농산물협상에 합의할 경우 일본에 대해서는「쌀시장개방이냐,아니냐」만 묻는 강경자세로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경우 가트(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를 탈퇴하지 않는한 유예기간이나 관세율등 조건을 따질 겨를이 없다.
또 우루과이라운드가 실패하면 미국과의 양자 협상에서 더욱 나쁜 조건으로 시장 문을 열어야 한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마침 흉년을 계기로 쌀을 수입하지 않을 수없는 상황을 틈타 일거에 시장개방이란 단안을 내리게 된 것으로풀이된다.
일본은 현재 미국과 관세화 실시시기.유예기간.관세율.유예기간중의 최저수입량(미니멈 엑세스)등에 관해 마지막 절충을 벌이고있다.절충이 끝나면 일본은 각의결정등을 통해 정식으로 이를 발표하게 된다.
사실 일본의 쌀시장 개방은 예견돼온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일본의 정치가.학자.기업인.관리들이 기회만 있으면 쌀시장을 개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일본정부의 막후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신생당 대표간사를 비롯,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前총리,가네마루 신(金丸信)前自民黨부총재등은 물론 호소카와모리히로(細川護熙)총리도 쌀시장개방 시사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일본정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언제나 쌀시장개방을부인해 왔다.이는 협상차원의 대외적인 발언일 뿐이며 학자등과 어울려 개방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경제학자로 구성된 민간 정책연구단체인「정책구상 포럼」대표 하야미 우지로(速水佑次郎)靑山大교수는 최근『관세화를 받아들이되 休耕정책을 완화하면 농민피해와 쌀수입에 따른 재정부담이 최소화된다』는 쌀시장 개방대책을 내놨다.
그는 관세화수용과 휴경정책완화로 6년후 쌀값은 23%나 하락,관세하락률 15%보다 폭이 커지기 때문에 쌀수입량은 우루과이라운드가 요구하고 있는 최저수준과 같은 50만t정도 밖에 안된다고 추산했다.
이때 쌀값하락에 따른 농민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재정부담은 연간 4천5백억엔이나 되나 소비자이익이 5천4백억엔이 돼 일본으로서는 큰 고통없이 쌀시장개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농민들도 수입쌀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맛좋은 쌀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일본이 이처럼 활발한 논쟁을 통해 개방정책을 결정해가는 동안우리는 무엇을 했는가.開放의「開」자만 꺼내도 천하 역적이 되는분위기속에서 모두가 입을 다물고만 있거나「애국적」인 쌀시장 고수발언만 하고 있었다.위로 대통령부터 하급관리 들 까지 마찬가지다. 정치가.관리.학자.언론들이 모두 정말 개방을 하지 않을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면피와 保身때문에 그저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지금이라도 서둘러 국민들에게 급박한 세계경제상황을 알리고 개방에 대비토록 준비해야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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