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전환 마감후 증시동향-풀린돈 유입 금융장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실명전환 마감일(12일)전후 주가가 연4일째 상승함에 따라 앞으로 장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관심의 초점은 주가 상승을「금융장세」의 본격적 출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봐도 좋느냐는 것이다.
금융장세란 실물경기의 뒷받침없이 단지 시중의 부동자금이 대거증시로 흘러들어가 주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금융장세에 접어들었을 경우의 투자전략과 그렇지 않고 단지 국면 전환에 따른 일시적 주가상승기일 경우의 투자전략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다.
우선 13일 금융주의 급등을 놓고도 이를「先取買」에 의한 것으로 봐야하느냐,주도주가 반복되는「循環買」에 의한 것으로 봐야하느냐의 논쟁이 빚어지고 있다.금융장세의 출현으로 금융주의 주가가 뛸 것으로 보고 미리 사두자는 것인지 아니면 사이클에 따라 제조업관련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다시 금융주로의 단순한 손 바꾸기인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다.만약 손 바꾸기에 불과하다면 대체로 금융주의 상승은 순환매의 종착역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장세를 낙관할 수 없을 것이 다.
현재 증시주변에는 금융장세의 출현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명 전환기간중 적용됐던 금융자산의 인출제한이 풀려 자금이동이 원활해질 것인데다 소위「10월 대란說」도 루머로 끝나 그동안 쏟아진 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大宇증권의 柳根星 투자분석부장은『시중 유동성은 풍부한 반면 돈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이상 금융장세가 오르는 것은 필연적』이라며『이달 하순부터 내달초까지 본격적으로 도래하리라고 봤는데예상외로 빨리 올 것같다』고 낙관적인 견해를 펼 쳤다.
그러나 첫날 상황만으로 금융장세의 도래를 점치기는 성급하다는견해도 많다.금융장세가 나타나려면 당분간 통화환수가 없는 상태에서 시중자금이 일단제도권으로 유입된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이를확신할만한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또 주식투자가 다른 분야에 비해 유리하다는 판단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제2단계 금리자유화와 다른 금융기관이 앞으로 내놓을 신상품등 주변 여건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金東均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