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구매 직원들 100억대 상품권 '먹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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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 산하 공공법인으로 서울 목동의 '행복한 세상'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상품권 구매 담당 직원들이 공모해 1백억원대 상품권을 중간에 가로챈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이 상품권을 서울 남대문 시장 등에서 현금으로 바꾼 뒤 해외로 달아났다.

롯데쇼핑의 상품권 판매를 대행해온 롯데닷컴은 지난해 9,10월 두달간 상품권 판매대금 1백8억원을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받지 못했다며 대금 청구 소송을 냈다고 14일 밝혔다. 롯데닷컴에 따르면 중소기업유통센터 특판사업부의 李모(39)씨 등 계약직 직원 3명은 지난해 추석을 전후해 롯데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채 같은 해 10월 말부터 회사에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가운데 李씨와 정모씨는 각각 홍콩.중국으로 출국했고 국내 체류 중인 朴모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유통센터 측은 "2002년 9월 백화점 업계가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지 않기로 자율 결의한 후로는 상품권을 주문한 적이 없다"며 "롯데가 제시한 거래 서류도 복사본인 데다 인감도 회사 업무용과 달라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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