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팅열전>야구장 간접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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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경기내용에 몰두해 있는 관객이나 TV시청자들이야 못느끼겠지만사실 프로야구장은 경기못지 않게 기업들의 간접선전경쟁도 뜨거운곳이다. 담장.현수막.전광판은 물론이고 타자들의 헬밋,볼보이의유니폼에 이르기까지 온통 간접광고용 기업명칭이나 상품명이 가득차 있다.광고료물량이 가장 많은 담장광고는 통상 야구장측이 1년에 한번 연간 광고사용권에 대한 입찰을 부치면 이를 따낸 대행사가 또다시 각 기업들을 상대로 1년간 광고계약하는 방식으로이뤄진다.
담장광고의 가격은 TV중계시 화면에 비치는 빈도에 따라 각각다른데 포수뒤쪽이 가장 비싸고 그다음이 홈런이나 플라이볼이 많은 좌측외야.우측외야.1루수 쪽등의 순이다.물론 전광판광고는 전광판 제공회사가,타자헬밋광고는 구단이 갖는다.
이번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전을 거치면서 특이했던 광고는 포수뒤쪽 기록석 철망에 붙어있는 네모난 광고판이었는데 이 광고판의 운영권만은 KBO측이 예외로 갖고 있다.
눈썰미가 있는 관람객이나 시청자는 알아챘겠지만 이 광고판은 3개회사의 제품명이 매회마다 번갈아가며 바뀌고 있다.1회에「인켈」,2회「감기약 화콜」,3회「한창 탑폰」이 등장하고 4회에 다시「인켈」로 교체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때는 광고사들의 욕심이 지나쳐 파란바탕에 흰색글씨로 광고판을 만들었다가 투수들의 항의로 2회부터는 눈에부담이 없는 녹색바탕에 노란글씨로 바꾸는 해프닝도 있었다.비록가로1m.세로60㎝가량의 작은 광고판이지만 준플 레이오프때부터한국시리즈때까지 이 광고판이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1억원을 훨씬넘는다.TV중계화면으로 볼때 가장 많이,가장 정면으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인데 KBO측은 바로 이 광고판하나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의 MVP에 대한 승 용차,각부문 최우수선수에 대한 포상금을 충당한다.얼마만큼의 광고효과가 있는지는 알수 없지만 한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눈에 띄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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