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높이고 저장문제 해결-핵재처리 다시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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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근「한반도 비핵화선언 수정용의」발언으로 核재처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특히「사용후 핵연료」의 저장량이 만만치 않은 수준에 이르면서 경제성 제고와 저장문제 해결이라는 두 문제의 동시해결책으로 재처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재처리가 허용되지 않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것은 저장문제.국내 原電에서 발생되는 연간 사용후 핵연료는 2백60t,총 저장량은 2천t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이런 추세라면 원전마다 차이는 있지만 2000년을 전후해 대개 저장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이에따라 당국은▲새 저장부지 확보▲발전소내 저장시설의 고밀도화등 두가지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장기電源 개발계획에 따라 2006년까지 23기의 원전을 가동한다고 가정할때 전자는 방사성폐기물영구처분장을 포함해 약 7천억원,후자는 8천억원 가량의 건설.
운영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93년1월 가격기준,과기처 국감자료).반면 연간 8백t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있는 공장을 건설한다고 가정할때 드는 비용은 일본의 예로보아 6조원 내외로 추산된다.당장 비용만을 고려한다면 재처리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저장시설을 마련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드는 셈이다.
그러나 돈이 적게 들어간다고 해서 재처리를 포기하고 저장방식을 택하는 것은 사용후 핵연료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재처리로 얻는플루토늄등을 다시 핵연료로 가공할 경우 기존 사 용후 핵연료의60배에 이르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더욱이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은 앞으로 몇십년후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돼 있어 그때가 되면 재처리 기술이 없는 국가는 원전 가동을 중지하든지 비싼값에 다른 나라에 가서 재처리를 받아 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따라서 재처리는 에너지기술의 자립이라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울大 李銀哲교수(원자핵공학과)는『핵재처리는 에너지자원확보라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며『최소한 재처리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재처리기술과 시설을 핵무기제조와 결부시키려는 주장에 대해 李교수는『재처리 기술이 핵무기 개발에도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들은 너무 많이 태워져 핵무기용의고순도 플루토늄을 얻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반박했다.현재 商用 재처리시설을 가동하고 있 는 나라는 美國.프랑스.
英國등이며 日本은 연 8백t 처리규모의 공장을 건설중이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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