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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좋아진다는데…실제는?”

중앙일보

입력

'쌍용차 실적 바닥 통과했나.'

수년째 이어진 판매부진에다 지난해 노조의 옥쇄파업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쌍용차의 실적이 올들어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쌍용차는 업계에서 맨 먼저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 등 노사관계가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데다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생산성까지 높아지면서 실적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쌍용차 주가는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오히려 3일 연속 하락하면서 12% 가량 급락했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성장성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바닥탈출' 가능성에 대해 계속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외형은 좋은데, 수익성은 영~ = 외견상으론 좋아보인다. 2분기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3만1026대)보다 11.2% 증가했다. 내수는 3.4% 줄었으나 수출은 15.3% 늘어났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CKD(반조립 제품) 수출이 248%나 증가했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그리 긍정적이지도 않다. 외형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익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수익성 높은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들어 월별 내수 판매량은 한번도 600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내수시장 점유율은 5%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7월 내수 점유율은 5.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보다 낮다.

쌍용차는 2002년과 2003년에 각각 16만3156대와 15만4307대를 판매하며 호황기를 구가했다. 특히 수익성 높은 내수 판매가 각각 13만1283대, 13만5547대로 전체 판매의 90% 가량을 점유할 정도였다.

하지만 2004년을 기점으로 내수 판매가 급감하면서 2006년에는 내수와 수출 판매 비율이 46대54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출의 질도 그리 뛰어나지 않다. 동유럽 및 러시아, 중국 등의 수출은 늘었지만 핵심 시장인 서유럽과 아시아, 중동 지역은 오히려 줄었다. 이에 따라 2분기 수출규모는 전분기보다 15.46% 줄었다. 특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제품조립(CKD)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영업이익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은 전체적인 판매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보다 17%, 전분기보다 54.6%나 줄었다. 순이익도 전분기보다 33.4%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은 늘어나고..성장성 '흐림' = 쌍용차의 이같은 수익성 부진은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외에서의 인센티브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은 매출액과 이익 모든 면에서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수출이 부진했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외에서의 인센티브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쌍용차는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차종별로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200만원대의 할인 판매를 단행하고 있다. 일부 차종에 대해서는 무이자 할부라는 강수를 두고 있다.

게다가 이달부터 뉴카이런과 액티언에 한해 구입 후 3년 뒤 차량반납 시에 중고차 가격을 최대 50%까지 보장해 주는 '중고차 보장할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당장 현금흐름이 악화된다는 데 있다. 신차 가격의 절반을 유예시켜주기 때문. 따라서 판매를 크게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즉각적인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설상가상 고유가로 인해 경유 가격이 급등, 소비자들이 디젤 엔진을 얹은 쌍용차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특히 대주주인 상하이차의 투자 이행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노조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높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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