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미성년 음주' 억울한 업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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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조그만 호프집을 운영하는 업자다. 호프집을 포함한 술집에선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면 두달간 영업정지 조치를 받는다.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면 안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개개의 사정을 살펴보면 업주만 처벌받는 것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최근 옆 가게에서 벌어진 일이다. 여러명의 손님이 한꺼번에 들어와 주인은 일일이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술을 주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손님들 때문에 바빠 신경 못쓰는 틈에 미성년자 한 사람이 들어와 먼저 온 손님들과 합석했다고 한다. 마침 단속반이 들이닥쳐 미성년자가 적발됐고 주인은 영업정지를 당했다는 것이다.

물론 주인의 책임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파는 사람만 처벌해선 효과적인 단속이 될 수 없다고 본다. 게다가 얼마 전부터는 미성년자에게 술을 파는 업자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도록 해 역이용 당할 위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은 술마시는 미성년자의 부모에게도 책임을 물어 자녀를 확실히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었으면 한다.

이영숙.서울 마포구 용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