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승 한마당전 개최 장승사랑회 김두하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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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장승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데모여 장승의 모든 것을 펼쳐보이는 93장승 한마당전을 개최한다.
오는 10월4~11일 서울종로 영풍문고 이벤트홀에서 개최되는이 전시회를 마련하는 사람들은 사라져가는 장승을 보존할 목적으로 이달초 결성된 장승사랑회 金斗河회장(83)과 60여회원들.
『장승은 힘없고 의지할데 없는 우리의 조상들이 소원과 안녕을빌었던 심리적 안식처였다』고 말하는 金회장은 느지막한 나이에 장승에 빠져들어 지난 20여년간 이 연구에 매달려온 장승전문가. 산간벽지에 산재해 있는 장승을 찾아 전국을 누빈 그는 발로뛴 조사 결과를 지난 90년『벅수와 장승』이라는 1천2백여페이지 책으로 펼쳐내는 집념을 보였으며 그동안「痘瘡 장승考」「장승류의 명칭考」등 4편의 논문을 내는등 학구열을 불 태우고 있다. 여학교교사.어업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한후 은퇴한 그가 장승에 심취,제2의 인생을 살게된 것은 건강을 위해 산과 절을 찾아다니면서 버려지다시피 방치된 장승을 자주 접하면서부터.
그는 다양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장승들을 대하면서 장승에 담긴역사와 해학등을 알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장승전은 조각가인 이두재씨(영등포고교사)의 장승조각전,도예가 김용문씨의 장승토우전,사진작가 최형범씨(주택은행 홍보실)의 장승사진전및 KBS김중진PD가 촬영한 장승다큐멘터리 비디오 방영,장승도서전등으로 이뤄진다.
또 4백여년간 장승제를 꾸준히 보존,유지해 오고 있는 충남연기군전의면대곡리 한적골 산간마을 주민들이 참가해 장승을 제작하는 과정을 실연하며 실제와 똑같은 모습의 장승제를 벌이게 된다. 장승사랑회에는 이번에 작품을 내는 사람들외에도 시인 신경림,소설가 김문수,안과의사 박상윤,육명심 서울예전교수,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민속학자 주강현씨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여생을 장승의 멋과 맛을 알리고 이것이 각종 예술을 통해 재현되도록 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金회장은 앞으로 장승전을 연례행사로 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도 이를 알리기 위해 조만간 어린이 장승그리기대회등을 개최하겠다고 했다.
〈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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