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노프 러 태평양함대 사령관 회견

◎“한국과 해상구조·해적대응 공조”/러 민간 어선 항해·조업보호도 함께/북 해군과는 정상적 우호유지/일시적 재정난극복 당면과제
게오르기 구리노프 러시아 태평양함대 총사령관은 한국 해군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앞두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구리노프 사령관은 한국해군과의 협력을 역설하면서도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상호불간섭 원칙 등을 강조하는 등 중립적 입장을 피력했다.
○내정불간섭 원칙
­러시아 태평양함대와 한국해군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양국 해군의 협력은 어떠한 원칙하에서,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무엇보다 선린우호의 입장을 기초로 발전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또 지난 89년과 91년에 한국군 관계자가 우리의 교육훈련에 초대받은 이래 예정되어 왔던 양국 해군간의 상호협력 경향이 앞을 더욱 증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93년은 이러한 원칙하에서 양국의 협력관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해다. 이양호 한국합참의장이 이곳을 방문했고 그때 나는 이 장군과 한­러 해군간의 상호협력 문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확대되는 한­러 협력에는 해상구조 협력문제와 해상에서의 해적들에 대한 공조체제 구축 등을 포함해 여러 분야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해왔던 북한과의 협력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는가.
『러­북한 해군의 관계는 상호선린 우호적이며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하고 싶다. 러시아는 상호이해와 존중,선린우호관계,내정에 대한 불간섭 등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해군함정이 북한의 항구를 방문한 것은 여러번 있었고,북한 함정이 러시아 항구를 답방한 것도 여러번 된다. 러시아 태평양 함대는 평화·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를 방문하려는 어떠한 국가와도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고 그들을 손님으로 맞을 준비가 갖춰져 있다.』
○태평양 자원보호
­구 소련 몰락후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발트해의 항구와 흑해의 항구를 잃은 현재의 상황에서 태평양함대의 주요 임무와 역할은 무엇인가.
『태평양함대는 우선 적의 예기치 않은 공격으로부터 조국을 방어하고 국가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임무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주권수호·영토보존 등에서부터 민간 여객선의 항행을 보호하고 세계 자원인 태평양의 자원을 보호하는 일까지 포함된다. 또한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현재 태평양함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며,이를 극복하기 위한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태평양함대도 러시아의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재정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병사들의 월급,필요한 보급장비의 구매,선박 및 항만의 수리비용 등이 제때 지원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일시적인 것으로 태평양함대의 전투능력이나 조국방위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은 아니다. 태평양함대의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지난 85년부터 시작되었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함대 구조개편을 들수 있다.
○함대개편 진행중
이러한 구조개편 작업의 목적은 전투능력과 보급능력의 균형달성,함대의 기동능력 향상,효율성의 제고등이다. 지난해까지 함대의 함정중 전투능력과 효율성이 떨어진 70척 이상을 퇴역시켰고 앞으로 최신 기술장비와 무기 등을 장착한 최신식 함정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최근 증대되고 있는 극동태평양지역 민간어선들의 항행권 보장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나는 최근 러시아 민간어선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해적질,그들의 삶과 건강을 위협하는 행동들은 러시아를 국가로 보지않고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평가한다. 때문에 태평양함대 사령부와 모든 국가기관은 국가의 지도부에 우리 어선 활동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태평양함대의 함정들이 보호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길 요청해왔다. 이제 우리 함대는 러시아 어선보호 명령을 국가 지도부로부터 획득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 수역에서 러시아 민간어선들의 항행권과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블라디보스토크=김석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