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대표단과 대면 협상을 벌이고 있는 탈레반 대표 물라 바시르(오른쪽에서 셋째)와 물라 나스룰라(오른쪽에서 둘째)가 11일 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 앞서 적신월사 정문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탈레반 고위 간부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6년 만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가즈니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협상에 참가한 마라주딘 파탄 가즈니주 주지사는 "인질 사태가 탈레반 포로와 맞교환되는 형태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탈레반이 몸값을 받고 인질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탈레반은 이번 협상을 통해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더욱 압박하는 한편, 국제 무대에서 그 존재를 인정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정권이 무너진 2001년 말 이후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얼굴 없는 대변인을 통해 입장만 전달해 왔다.
이들이 아프간 정부가 장악한 지역에 협상하러 온 것도 아프간 정부의 안전 보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과 외국 대표들도 서명했다고 아마디는 밝혔다. 그는 "나스룰라와 바시르는 탈레반 최고회의의 멤버로 이 회의에서 협상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말했다.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이들 협상 대표의 안전을 사실상 보장함으로써 탈레반의 입지가 넓어지게 됐다.
정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