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차베스.위태커 11일 세기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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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신이 빚어낸 철권」과「링의 예술사」가 맞붙는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다.
WBC슈퍼라이트급 챔피언 훌리오 세자르 차베스(31.멕시코)가 11일 오전11시(한국시간)WBC웰터급챔프 퍼넬 휘태커(29.미국)와 양보할수없는 자존심의 한판승부를 벌이는 것이다.
차베스의 웰터급 도전이란 외양을 갖춘 격돌의 무대는 7만여 관중 수용의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앨라모돔.
흥행수입만도 3천만달러(약 2백40억원)인「복싱쇼」를 관람하기 위해 차베스의 고향 쿨리칸주민들이 2대의 전세비행기로 날아오는 것을 비롯,폭주하는 관중들로 샌안토니오의 호텔.모텔등 숙박시설은 3개월전부터 동이 났다.
『歲暮와 같이 들뜬 축제분위기로 市전체가 술렁이고 있다』는 고급레스토랑 샌프란시스코 스테이크하우스의 조제프 부오닌콘트리씨의 희색만면한 설명이 슈퍼 파이트의 열기를 반영한다.
과연 비정한 사각의 링에서 최후의 웃음꽃을 피울 자는 누구인가. 차베스는 13년7개월동안 87연승(75KO)을 구가,최장수 무패기록의 신기원을 열어가고 있는 오른손잡이 인파이터.
묵직한 두주먹으로 탱크처럼 꾸준히 전진,무차별 맹공으로 상대를 서서히 무너뜨리며 승부를 결정짓는 파이터로 미국의 복싱전문링誌가 5월호에서 세계 최고의 복서로 꼽았다.
헤비급 복서들을 제치고 차베스에 이어 두번째 세계 최고 복서로 뽑힌 휘태커는 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32승(15KO)1패의 왼손잡이 아웃복서.
민첩한 발놀림과 리드미컬한 카운터펀치등 출중한 테크니션으로 판정까지 갈경우 승산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도박사들은 2-1로 차베스의 우세를 점친다.
차베스가 이기면 슈퍼페더급(84년).라이트급(87년).슈퍼라이트급(89년)제패에 이어 4개체급 석권으로 슈거레이 레너드.
토머스 헌스(이상 미국)와 로베르토 두란(파나마)에 이어 네번째 4개체급 챔피언의 반열에 오르게된다.
『나는 링위에서 발재간이나 피우는 댄서같은 복서들을 가장 경멸한다.』 좀처럼 험담을 안하는 차베스가 휘태커를 겨냥,쏘아댄일성은 단순 실력차원이 아닌 명예대결의 양상을 짙게한다.
『나는 조국을 위해 싸운다느니 하는 거창한 말을 할줄 모른다.오직 나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링에 오를 뿐이다.』 역시 차베스를 비꼰 휘태커의 응수 또한 칼날이 서려있다.
대전료는 차베스가 5백만달러(약 40억원),휘태커가 그 절반인 2백50만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1TV는 11일 오전11시부터 이 경기를 위성중계한다. ○…한국권투위원회(KBC)의 93 정기 대의원총회가 또다시무산됐다.
KBC는 9일 신촌의 음식점 거구장에서 총회를 개최,지난해 결산승인.감사보선등의 안건을 처리하려했으나 회의 개시시간인 오후4시가 넘도록 최근 권투계 내분에 염증을 느낀 21명의 대의원중 단 한명도 참석하지않아 유회되고 말았다.
지난 7월1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총회가 소집됐었으나 재적과반수에 훨씬 못미치는 6명만이 참석,열리지 못했었다.
具天書 KBC회장은『두번씩이나 총회가 무산된데 책임을 통감한다』며『빠른 시일내에 긴급 이사회를 소집,향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劉尙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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