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러시아서 한국인 첫 문학박사 딴 최성애 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90년봄부터 국립모스크바대학에 유학했던 崔聖愛씨(38)가 지난 6월말 舊소련 반체제작가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에 관한 연구로박사학위를 받고 최근 귀국했다.개방이후 러시아에서 러시아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기는 崔씨가 처음.
『플라토노프는 언어와 이데올로기의 상관관계를 깊이 파고 들어가 시인 李箱처럼 기존의 언어규범을 무시한 문학언어로 공산주의의 본질을 폭로한 작가입니다.』 안드레이 플라토노프(1899~1951년)는 러시아혁명 직후부터 공산주의의 허구성을 지적한 작품을 발표,일찍부터 당국의 탄압을 받아온 탓에 러시아국민에게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로 그의 대표작인『체벤구르』도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에 야 겨우 출판될 수 있었다.
崔씨가 플라토노프에 관심을 가진 것은 문교부 핀란드파견교수였던 남편 高松茂씨를 따라 헬싱키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당시유럽에 지하출판됐던 그의 작품을 접하고 매료된 때문이다.
『대표작인「체벤구르」는 가상의 공산주의마을 이름으로 공산사회의 유토피아란 공산주의언어가 만들어낸 허상임을 폭로한 작품입니다.李箱과 같은 난해한 언어구사로 러시아학계에서 플라토노프언어라는 새용어가 등장할 정도인데 우리말 번역이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서울대 불어교육과를 마친 崔씨는 핀라드유학시절 러시아어를 익혀 체육단체통역으로 88년 처음 금단의 땅인 舊소련에 발을 들여놓았다.
『우리나라의 전자제품은 러시아에서도 유명한데 문학.사상등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게 없습니다.앞으로 우리 문학작품의 러시아어 번역에 매달려볼 계획입니다.』 〈尹哲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