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들 盧와 청와대 만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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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김대중.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 1시간40여분 동안 만찬을 함께했다. 와인 세병을 비웠다. 全전대통령이 주로 화제를 이끌었다.

全전대통령은 "사실 내가 임기를 마치고 나갈 때 좀 당할 것을 각오하고 나갔다"며 "현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보호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 대통령 문화가 아직 정착이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에 盧대통령은 "전임들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세명의 전직 대통령을 고속철 시승에 초대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여당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여야, 전 국민의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며 "정쟁에 초연하고 경제 전문가를 만나 살아야 할 길을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청년실업을 해결하려면 일류직장이어야 좋은 대접을 받고 좋은 배필을 얻는다는 의식을 깨뜨려야 한다"며 주로 실업문제를 언급했다.

金전대통령이 "아무리 지역구 상황이 중요해도 의원들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한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하자 全전대통령은 "FTA 통과를 위하여"라며 즉석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안풍(安風)자금으로 구설에 오른 김영삼 전 대통령과 건강이 안 좋은 최규하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

최훈 기자

<사진설명전문>
노무현 대통령(왼쪽에서 둘째)이 13일 저녁 김대중.노태우.전두환(왼쪽부터) 전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안풍 자금' 구설에 오른 김영삼 전 대통령과 병석의 최규하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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